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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엔 영웅, 대만엔 배신자’ 장쉐량 띄우기....中, 대만과 갈등 고조에 집중 부각… 톈진 張 고택 등 연일 관광객 만원
주해
2023. 5. 29. 06:11
‘中엔 영웅, 대만엔 배신자’ 장쉐량 띄우기
‘中엔 영웅, 대만엔 배신자’ 장쉐량 띄우기
中엔 영웅, 대만엔 배신자 장쉐량 띄우기 中, 대만과 갈등 고조에 집중 부각 톈진 張 고택 등 연일 관광객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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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황금 연휴 기간인 이달 1일 랴오닝성 선양시에 위치한 장쉐량 고택 박물관에 인파가 몰렸다./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시안 사변’의 주역 장쉐량(張學良·1898∼2001년) 띄우기가 한창이다. 시안 사변은 1936년 12월 12일 중국 시안에서 장쉐량이 같은 국민당 소속 장제스를 구금한 사건이다. 공산당이 열세일 때 국공합작을 성사시켜 공산당 체제인 오늘의 중국을 있게 했다. 장쉐량은 대만 입장에서는 ‘배신의 아이콘’이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구국의 영웅’인 셈이다.
장쉐량 신드롬이 퍼지는 이유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 때문이다.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대만 내 반중(反中) 정서가 커지고 대만·미국의 밀착이 가속화되자, 중국 본토에서는 대만과 중국을 하나의 중국으로 묶어줄 ‘제2의 장쉐량’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톈진시 허핑구(區)의 ‘장쉐량 고택’ 관광지 관계자는 28일 전화 통화에서 “오늘 같은 주말이면 관광객이 쏟아져 직원들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고 했다. 그는 “‘애국 장령(將領·군관)’ 장쉐량의 고택은 이제 톈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라며 “작년부터 장쉐량 고택 관광지는 인근 명소를 흡수해 면적이 기존의 5배 크기인 1만㎡로 넓어졌다”고 했다.
랴오닝성 선양시의 ‘장쉐량 고택 박물관’ 또한 지난 노동절 연휴 기간(4월 29일~5월 3일) 방문객이 12만명에 달해 역대 최다 수준이었다고 한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노동절 연휴 대비 방문객이 72% 늘어났다.
1930년대 중국은 일본 침략의 위협 속에서 국민당과 공산당 세력으로 분열돼 있었다. 장쉐량은 국민당 소속 군벌 지도자였지만, 공산당이 국민당에 토벌당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줬다.
1930년대 초 중국 난징의 쑨원(孫文) 묘소를 참배하는 국민당 군벌 지도자 장쉐량(앞줄 왼쪽)과 국민당 1인자 장제스(오른쪽).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