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문화 . 시사
王의 권위 상징하던 의자, 요통의 주범 됐네
주해
2022. 11. 24. 00:16
19세기 대량생산 시작된 의자, 인간이 움직일 기회 줄여
쿠션에 기대 두시간 앉아 있으면 당뇨병·심장질환 위험 높아져
"서서 일하는 책상, 통증 증가시켜… 맨발 활동 늘리고 스쾃 배워라"
"앉아 있기라는 질병은 침묵의 살인자다."
파이낸셜타임스가 2018년 '최고의 과학책'으로 선정한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영문학자이자 작가인 그는 의자가 보편화되면서 인류의 건강이 얼마나 위협받게 됐는지 추적한다.
현대인은 일주일에 약 70~100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수면시간보다 길다. '앉아 있기'가 유발하는 대표적 질병은 요통이다. 요통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움직이지 않고 뻣뻣하게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인의 약 80%는 살면서 한 번쯤은 요통을 앓는다"고 말한다.
일할 때도, 쉴 때도 의자에 앉는 것이 우리에겐 자연스럽지만, 인류는 사실 200만년 이상 동안 의자에 앉은 적이 없었다. 의자가 흔한 가구가 된 것은 근대 초기에 이르러서다. 수천 년 동안 의자는 왕이나 제사장 같은 이에게만 허락된 권위의 상징이었다.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후 의자는 인류의 삶을 파고 들어온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19세기에 빠르게 확산된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나 '오디세이아'에는 의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19세기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 소설 '황폐한 집'에는 의자로 가득 찬 창고가 등장한다. 1960년 틀에 찍어내는 플라스틱 의자의 발명은 의자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500억개가 넘는 의자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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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아 일하고 있는 여성. 저자는 “앉아서 일하는 45~64세 사람들은 앉아서 일하지 않는 사람보다 은퇴 후 요양원에 들어갈 확률이 40% 높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