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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紙, 물의 도시를 예술로 되살리다
주해
2022. 12. 23. 21:24
2022-05-21 11:16:35
韓紙, 물의 도시를 예술로 되살리다
韓紙, 물의 도시를 예술로 되살리다
韓紙, 물의 도시를 예술로 되살리다 한지 작가 전광영 이탈리아 대규모 개인전 심장 별 등 대형 작품 40점 공개 공간부터 기획자까지 韓·伊 합작 친환경 소재로 인류 재앙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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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작가’ 전광영 이탈리아 대규모 개인전]
‘심장’ ‘별’ 등 대형 작품 40점 공개
공간부터 기획자까지 韓·伊 합작
“친환경 소재로 인류 재앙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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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한지 조각이 이뤄낸 거대한 ‘심장’이 15세기 고택의 어둠 속에서 뛰고 있다. 관람객 너머로 붉은 ‘별’이 보인다. /정상혁 기자
한지(韓紙)가 예술의 복판을 차지했다.
지금 미술로 가장 뜨거운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르네상스 고택(Palazzo Contarini Polignac)은 종이로 가득 차 있다. ‘한지 작가’로 유명한 전광영(78)씨의 부조 및 설치 작품 40점을 선보이는 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씨는 고서(古書)를 활용한 한지 조각 ‘집합’ 연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일군 한국 미술의 대표 주자다. 그가 선보이는 한국적 독창성과 함께, 한지라는 소재의 생태학적 메시지로 인해 꼭 들러야 할 장소로 평가받으며 이 전시는 미술계의 지대한 관심을 얻고 있다.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작품(한국)과 공간(서양)의 적극적 융화다. 전시장은 15세기 중반 건축된 르네상스 양식의 3층짜리 고택으로, 프랑스 화가 모네가 두 차례나 그림으로 남겼을 정도로 유서 깊은 공간이다. 인위적인 구조물을 배제하고 장소와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유도했다. 그 예로 옛 주인이 피아노를 치던 침실에 전씨의 대표작 ‘심장’이 뛰고 있다. 3m 너비 심장 형태의 대형 한지 조각 너머로 죽어가는 사람의 실제 심박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이 소리가 방에 놓인 오래된 피아노로 인해 자연의 음율처럼 느껴진다. 연결되는 안쪽 방에 원형의 붉은 한지 부조 작품 ‘별’이 있다. 어둠 속에서 그것은 부활하듯 빛나고 있다.
기이한 버섯 형태로 제작된 한지 설치작품이 환경 오염으로 야기된 생태 문제를 은유한다. 너머로 전광영의 전매특허 한지 부조 작품이 벽면에 걸려있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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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서재에 거대 구(球) 형태의 한지 설치작품이 놓여있다. 이용우 큐레이터는 "전광영이 소재로 쓰는 종이는 책을 해체한 것"이라며 "책은 지식과 정보의 상징이기에 서재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CKY스튜디오
이탈리아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전시장(우측) 옆에 세운 ‘한지의 집’. 접어서 옮길 수 있는 건축물이다. /ⓒAlice Cla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