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겸재 정선Chung Sun 鄭歚1676~1759 : 수하인물도(樹下人物圖) : ink and color on paper : 17.3☓26.0cm

주해 2022. 11. 28. 00:42

2020-06-12 18:03:24

 

작품설명

시원한 바람이 부는 평범한 일상을 담은 이 작품은 섬세한 필치와 구도가 곁들어진 겸재정선의 작품이다. 산수화를 다수 남긴 겸재의 작품 중에서 보기 드문 인물화로, 전면적으로 인물을 크게 부각시켜 그린 독특한 화목이다. 인물의 머리칼과 수염, 덤덤한 얼굴 표정등 극세필로 꼼꼼히 그렸고, 자연스런 의습선의 흐름은 물론 인물의 신체 비례 묘사에도어색함이 없다. 특히 느티나무 몸통에 선염을 가하고 날랜 실선을 반복해 그어 내리면서입체감이 도드라지게 표현한 것은 화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입체화법을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사의 내용을 차용하거나 화보풍의 구도나 필치를 따르지 않은 겸재의 기량과 과감한 선택에 기인한 것이기도 할 테다.화면 속 서로 다른 방향을 응시한 채 편안한 자세로 한줄기 미풍을 만끽하는 두 남자는갓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격 없이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물 간의 형태는 간송미술관 소장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은 막역한 사이로 잘알려진 노년의 겸재와 사천 이병연이 서로의 시와 그림을 주고받는 장면을 담은 것으로,갓을 벗고 편안한 자세와 표정을 머금은 모습이 서로 비교해 봄직하다. 화폭에 드러난 겸재 필치가 젊은 시절의 것으로 간취되는 바, 작품에 특이할 단서가 남아 있지 않지만 사천과 겸재의 젊은 시절 모습이 이 두 남자의 모습과 같지 않았을까 하는 재밌는 상상을 곁들여 볼 수도 있겠다.참고도판겸재 정선, 경교명승첩 中 시화환상간, 보물 제1950호, 간송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