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술/서양 미술사
뱅크시 그림, 불타 없어졌는데 4억원에 팔린 까닭?
주해
2022. 12. 5. 00:33
2021-03-12 15:06:09
미술품, 이젠 實物 없어도 산다
디지털 소유권 갖는 ‘NFT’ 열풍
https://www.chosun.com/culture-life/art-gallery/2021/03/12/JMQJMRWFI5DX7EYFQS3FQS6J2Q/
뱅크시 그림, 불타 없어졌는데 4억원에 팔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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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이젠 實物 없어도 산다
디지털 소유권 갖는 ‘NFT’ 열풍
①'Burnt Banksy'(불탄 뱅크시)라는 이름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지난 4일 공개된 뱅크시의 그림 ‘멍청이’가 불타는 장면. 이 그림은 파괴됐지만 판매를 위해 가상으로 옮겨진 이미지는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됐다. ②불타기 전 ‘멍청이’ 실물 그림. /유튜브
고흐나 피카소 그림이 아니다. 실물(實物)도 없다. 그러나 값은 ‘억’ 소리가 난다.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33)가 최근 자신의 디지털 그림·영상 10점을 온라인 경매에 부쳤다.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로 유명하지만 유명 화가는 아니다. 비행하는 아기 천사 등 가상 이미지에 배경음악을 깔아둔 일련의 작품들은 20분 만에 65억원어치가 완판됐다.
미국 디지털아트 작가 비플(40)이 제작한 10초짜리 영상 ‘교차로’는 지난달 660만달러(약 74억원)에 판매됐다. 길에 쓰러진 트럼프 전(前) 대통령의 알몸 앞을 행인들이 지나치는 단순한 작품이다. 지난해 10월 한 수집가가 6만7000달러(약 7500만원)에 사서, 몇 달 만에 100배 오른 가격에 되팔았다.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가 그린 디지털 회화. 그가 경매에 내놓은 작품 10점은 총 65억원 가격에 모두 판매됐다. /트위터
새로운 미술품 거래 시대가 개막했다. 이른바 ‘NFT’ 열풍이다. ‘Non Fungible Tokens’(대체 불가 토큰)의 줄인 말로, 작품과 구매자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미술품을 디지털 자산으로 바꾸는 암호화 기술을 뜻한다. 거래 기록이 자동 저장되고, 위·변조도 불가능하다. NFT 기반 시장은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경매 회사 크리스티가 본격 가담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가상 화폐 미술 시장 데이터 분석 회사 크립토아트에 따르면, 지금껏 거래된 NFT 미술품은 약 10만점, 2220억원어치에 달한다.
열기는 한국으로 옮겨왔다. 경매 회사 서울옥션블루는 11일 “신한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미술품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출한다”며 “새로운 컬렉터와 작가들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미술품 판매 회사 피카프로젝트 역시 이날 “NFT 기술을 적용한 팝아트 화가 마리킴의 디지털 회화를 다음 주부터 판매한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미술품은 당연히 만질 수도 벽에 걸어둘 수도 없다. 심지어 온라인에서 누구나 공짜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살까? 서울옥션 관계자는 “디지털 원주민인 2030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며 “미술품 감상이 아니라 그것을 ‘소유’하고 ‘인증’하거나 이슈의 중심에 서는 데서 만족을 얻는 새 향유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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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지털아트 작가 비플이 지난해 제작한 10초짜리 영상 '교차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은유하는 이 작품은 지난달 경매에서 약 74억원에 거래됐다.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