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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진위 확인하는 ‘문화재 CSI’ 뜬다문화유산 과학센터 연내 착공
주해
2022. 12. 5. 00:24
2021-03-05 08:26:15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1/03/05/LBQWFARSURBI3KZ3IDD2VURYJ4/
유물 진위 확인하는 ‘문화재 CSI’ 뜬다
유물 진위 확인하는 문화재 CSI 뜬다 문화유산 과학센터 연내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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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과학센터 연내 착공
#1. 일본 효고현에 있는 사찰 게이운지(慶雲寺)에는 높이 44.5㎝ 금동반가사유상이 있다. 다소곳이 앉은 자세, 살포시 머금은 미소가 아름답지만 한동안 일본 학계에서 ‘가짜’로 의심받았다. 고대 일본에 없는 특이한 형태의 반가상이라는 것.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이 2018년 오사카대와 공동으로 한·일 금동반가사유상 43점을 형광 X선 분석법 등으로 조사한 결과, 7세기 중국 혹은 삼국시대 진품으로 밝혀졌다. 민병찬 관장은 “청동 성분에 아연이 포함되지 않고 주석 함유량이 10% 가깝게 나왔다”며 “근대 이후 만든 모조품엔 불순물이 거의 안 들어가기 때문에 가짜라면 나올 수 없는 성분 분석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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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효고현 게이운지에 있는 금동반가사유상. 한동안 일본 내에서 '가짜'로 의심받았으나, 2018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오사카대와 공동으로 형광 X선 분석법 등으로 조사한 결과, 7세기 중국 혹은 삼국시대 진품으로 밝혀졌다. /국립중앙박물관
#2. 국립경주박물관 수장고에는 가짜(복제품) 유물 30여점이 있다. 1920년 경주 입실리에서 발견됐다는 철기시대 유물 5점이 대표적. 1980년대 초까지 박물관 내부에서도 이 유물들이 복제품인지 몰랐다. 그 때문에 철기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각종 책자에도 소개됐고 해외 전시에도 버젓이 나갔다. 가짜 유물의 비밀은 5년 전에야 비로소 풀렸다. 박물관이 특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이 만든 복제품 목록 책자가 발견됐고, X선 분석을 통해 ‘가짜 유물’임을 입증할 수 있었다. 문화재 보존과 전시에서 ‘보존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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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왼쪽). 오른쪽 사진은 감마선으로 촬영한 내부 모습이다. 뼈대를 이루는 철심이 머리, 몸통, 팔에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박물관은 컴퓨터 단층촬영기(CT)로도 내부를 찍어 3차원 형상을 파악했고, 형광 X선 분석을 통해 주석과 납 함유량이 5% 이상임을 확인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푸른 가운을 입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연구사들이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건강검진'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