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화제의 유물
800년 지나도 영롱한 자개 꽃… 日서 돌아온 ‘고려 나전상자’日 창고에 있다가 100년 만에 빛 봐.....세계 20개도 안 남은 고려 나전칠기 그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작품성
주해
2023. 9. 7. 10:02
800년 지나도 영롱한 자개 꽃… 日서 돌아온 ‘고려 나전상자’
800년 지나도 영롱한 자개 꽃… 日서 돌아온 ‘고려 나전상자’
800년 지나도 영롱한 자개 꽃 日서 돌아온 고려 나전상자 日 창고에 있다가 100년 만에 빛 봐 세계 20개도 안 남은 고려 나전칠기 그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작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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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려 시대 문화재 ‘나전 국화넝쿨무늬 상자’가 공개되고 있다. 최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환수한 것이다. /김지호 기자
분홍빛 국화 무늬 곁을 파도나 영기(靈氣) 같은 넝쿨이 부드럽게 휘감는다. 잘게 오려낸 자개로 꽃무늬를 만들어 음각선을 촘촘히 그었고, C 자 모양의 금속 선으로 꽃무늬를 감싼 넝쿨 줄기를, 두 선을 꼰 금속 선으로 외곽 경계선을 드러냈다. 꽃무늬의 중심원은 1.7㎜, 꽃잎 하나의 크기는 2.5㎜. 대단히 정교한 기법이다.
‘고려의 빛’을 담은 나전칠기가 800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가 일본에서 환수된 것이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6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한 이 유물은 그동안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한 개인 소장가의 창고에서 100년 넘게 보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에 20개도 남지 않은 고려 나전 중에서 ‘최고 수준’
‘새 고려 나전칠기’라는 말은 문화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다. 보존이 쉽지 않아 국내에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는 지금까지 단 3건, 세계를 통틀어 봐야 일본과 미국 소장품 등 2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희귀 유물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이 2023년 9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공개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