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미술/도상봉 작품관

도상봉(1902~1977) : 해운대 풍경 : oil on canvas : 71.0☓115.0cm : 1966년

by 주해 2022. 11. 30.

2020-09-20 14:31:54

 

 

LITERATURE

『한국근대회화선집韓國近代繪畫選集 양화洋畫 2 도상봉都相鳳/이인승李仁承』(금성출판사金星出版社 , 1990 ) , pl.21.

 

작품설명

“송도 풍경과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부산의 해안 풍경이다. 아마도 직접 모래밭에 이젤을 세우고 제작한 듯, 스케치풍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파라솔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래밭과 바다가 절반 정도의 비율로 화면에 설정되고 배경의 바다 쪽으로 쑥 내민 능선의 완만한 라인이 해안의 곡면과 부드럽게 어울린다. 다른 풍경과 인물화에 비해 동적인 요소가 비교적 풍부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오늘날의 해운대가 아닌, 오래전의 해운대가 지닌 정다움이 화면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해준다.” - 오광수『한국근대회화선집韓國近代繪畫選集 양화洋畫 2 도상봉都相鳳/이인승李仁承』(금성출판사金星出版社, 1990), p115.60년대에 이르러 도상봉의 작품 가운데 비원과 같은 고궁풍경 외에도 부산의 해안풍경이 몇 점 등장하게 되는데, 이번 출품작 ‘해운대 풍경’을 비롯해 ‘부산항’, ‘송도풍경’ 등이 그것이다. 60년대 중반 부산풍경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은 이 무렵 작가가 부산의 딸네 집에 잠시 머물렀다는사실에 기인된다. 해안풍경은 그가 줄곧 다뤄오던 비원이나 고궁, 성균관과는 다른 요인을 지니고있어 그의 전체적 회화 문맥에서 보아도 예외적인 소재라고 할 만한데, 인적이 드문 고궁의 정적과는 달리 이들 해안풍경에서는 변화감 넘치는 시각과 복잡한 구도, 동적인 요인 등이 크게 작용하고있다. 도상봉은 부산의 해경을 마주함에 있어서 기존에 견지하던 정형적이고 아카데믹한 시선을내려놓고 대상을 관조하며 다가가는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해운대 풍경’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이 수평적이고 여유롭다. 같은 부산 해안을 그린 ‘부산항’, ‘송도풍경’의 작품이 짜임새 있는 구성에 무게를 뒀다면 해운대 풍경은 자연 그대로를 포착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작품은 아마 해운대 시장 앞쪽 해변 어딘가에서 달맞이 고개를 향해 자리를 잡고 그렸던 것으로 보인다. 여름날 피서를 위해 물놀이 나온 사람들은 여기저기 파라솔을 펴고 도상봉 앞에 진을 치고 있었던 듯, 다수의 인파가 등장한다. 한 화면에 다양하게 인물들을 표현하고 거리의 완급을 모색한 도안은 여타 작품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50년대 도상봉의 작품이 직관적인 아름다움을 향했다면, 이후는 점차 치밀하고 부드러운 톤을 추구하며 내면적인 공간에 관심을 드러내게 된다. 여느 대가들의 60대가 지니는 원숙한 솜씨와 관조적인 시선이 도상봉에게도 발현되던 때였다. 출품작 ‘해운대 풍경’은 한국화단이 열매를 맺고 도상봉이 대가의 반열에 올랐던 1966년 국전 추천작가 출품작으로 그가 고집스럽게 추구하던 고전적인 아카데미즘이 꽃을 피우던 시기의 결과물이다."도상봉은 고전주의 예술관의 관점에서 고상하고 정감적인 세계를 제재로, 자기 표현이란 문제보다 보편적 이상미를 추구하고 이를 아늑하고 평안한 분위기의 조화롭고 온화한 화풍으로 나타내어 신생 한국 국민의 정서를 순화하고, 인격을 고양시키고자 했었다. 그리고 그림은 보는 이에게 쉽게 이해되어야 하며, 즐거움과 명랑함과 평화로움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보아 당시 고단했던 시절의 일반인들에게 위안과 기쁨과 안식을 주기 위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편적이면서 항구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 홍선표『TO SANGBONG』(국립현대미술관, 2002), p.145.

 

20200922  :  서울  :  700,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