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생선 .... 프란시스코 고야, 도미가 있는 정물화, 1808~12년, 캔버스에 유채, 44.8 x 62.5 cm, 휴스턴 미술관 소장.
전쟁과 생선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38] 전쟁과 생선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38 전쟁과 생선www.chosun.com프란시스코 고야, 도미가 있는 정물화, 1808~12년, 캔버스에 유채, 44.8 x 62.5 cm, 휴스턴 미술관 소장.밤낚시다. 흰 거품과 함께 파도가 밀려오는 어두운 바닷가 둔덕에 고기 예닐곱 마리를 잡아 쌓아뒀다. 탱탱한 몸통과 반짝이는 은빛 비늘, 선홍색 뚜렷한 아가미, 물기를 머금은 맑은 눈알은 신선한 생선의 필수 요건이니, 누군가는 머지않아 맛있는 도미 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 속 생선들과 눈을 맞추다 보면 딱히 입맛이 당기지 않는다. 불과 한두 시간 전에 바닷속을 자유롭게 누비며 파도를 따라 유영했을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낚시에 걸려 뭍으로 던져진 뒤 ..
2024. 7. 2.
샤갈의 마을 ... 나와 마을, 1911년, 캔버스에 유채, 192.1 × 151.4 cm, 뉴욕 근대미술관 소장
샤갈의 마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21] 샤갈의 마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21 샤갈의 마을 www.chosun.com 마르크 샤갈, 나와 마을, 1911년, 캔버스에 유채, 192.1 × 151.4 cm, 뉴욕 근대미술관 소장. 한때 마르크 샤갈(Marc Chagall·1887~1985)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진짜 있는 줄 알았다. 2000년대 초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서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카페가 성업했기 때문이다. 실내에는 여지없이 흰 염소와 초록색 얼굴의 남자가 마주 보는 샤갈의 그림이 벽 하나를 온통 차지하고 있었다. 염소의 머릿속에는 염소 젖을 짜는 여인이 있고, 농부의 뒤를 따라가면 자그마한 집들 앞에 선 여인이 중력을 잃은 듯 거꾸로 떠 ..
2024.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