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조소앙·신익희·김원봉… 한때 그들의 목표는 같았다
1941년 3월 1일 대형 태극기 앞에 선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 왼쪽부터 김구, 조소앙, 신익희, 김원봉. 대만에서 색을 입힌 사진이다. /서해문집
1941년 3월 1일, 대형 태극기 앞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요 인사 네 명이 사진을 촬영했다. 해방 이후 이들의 정치적 노선은 달랐다. 김구(1876~1949)는 끝까지 남북통일을 주장하며 대한민국 정부에 참여하지 않았고, 삼균주의를 주창한 조소앙(1887~1958)은 1950년 제2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곧 납북됐다. 신익희(1894~1956)는 대한민국 국회의장을 맡은 뒤 야당의 지도자가 됐고 3대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선거 직전 급서했다. 의열단을 이끌었던 김원봉(1898~1958)은 월북해 북한의 노동상 등을 지냈으나 숙청됐다. 하지만 해방을 4년 앞둔 시점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태극기 아래 선 이들의 ‘조국 독립’이라는 목표는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사진을 포함, 대만의 기자 출신 사진 전문가인 쉬충마오(徐宗懋)가 수집한 한국 근·현대 희귀 사진 390장이 책으로 출간됐다. 면밀한 분류·정리 작업을 거쳐 색 복원까지 마친 사진들로, ‘한양 그리고 도시’ ‘전통과 사람들’ ‘망국과 광복’의 3권으로 이뤄졌다. 초가집이 빼곡한 19세기 말 한양 도성의 내부, 주변이 황량해 보이는 평양 을밀대, 한복을 입은 여인들의 활쏘기 시합, 김장하는 모습 등이 이채롭다.
3권에 수록된 대한민국임시정부 관련 사진은 중국 국민당에서 보관해 온 자료로 대부분 최초로 공개되는 것들이다. 1947 년 4월 중국을 방문한 이승만이 국민당 정부의 핵심 인사와 만나는 모습, 1945년 9월 흰 콧수염을 깎지 않은 김구의 사진도 있다. 쉬충마오스튜디오 측은 “광복을 위한 희생과 영광, 그 시대를 수놓은 감동적이고 절절한 희망을 나타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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