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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모란도 牡丹圖 : ink and color on paper : 59.7×116.6cm (eight-panel screen)

by 주해 2024. 4. 10.

LITERATURE
『조선시대 꽃그림 민화, 현대를 만나다』(갤러리 현대, 2018), pp.286-295, pl.48.
작품 설명

모란은 화려한 자태를 뽐내 예로부터 꽃 중의 꽃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관목이다. 한때는 중국의 국화國花였으며, 꽃 값이 비싸 백량금百兩金으로 지칭되기도 했다. 또한 꽃 중의 왕花中之王이라는 의미로 임금을 상징하는 용도로 쓰이곤 했으며, 부귀영화의 표상으로 대표되기도 했다. 이에 송나라 유학자 주돈이周敦頤는 화려한 모란을 부귀한 꽃이라고 칭송했다. 이처럼 모란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궁중 그림이나 문양의 소재로 제격이었기에,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모란병풍이 다른 여타 장식화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주로 왕이 거처하는 어전이나 침전에 설치됐으며, 궁중의 공적인 연회나 가례 등 혼례 잔치에 장병裝屛으로 사용되어 ‘궁모란도’로 불리곤 했다. 뿐만 아니라 제례나 상례와 같은 의례 때도 널리 사용해,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상징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 이는 필력 차이는 있으나 민간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사군자 등 다른 소재들과 접목되기도 하고 단독으로 그려지는 등 다양하게 제작됐다. 주로 다양한 안료로 화려하게 채색되었으나 수묵으로 제작된 경우도 많으며, 여러 화가들에 의해 단독으로도 그려졌다.
출품작은 8폭의 병풍 형태로, 폭마다 광폭의 도침 장지 바닥을 그대로 사용해 예사 작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압도적인 크기만큼이나 그림도 화려한데, 장식이 주 목적이었기에 좌우로 탐스런 꽃송이를 번갈아 가며 정렬시킨 도상을 매 폭마다 배치했다. 채색에 있어서도 오행에 따른 오방색黃·靑·白·赤·黑 을 주로 사용하면서 옅은 담채의 푸른 옥색·분홍색 등을 가미해 장식성을 극대화했다. 만개滿開·반개半開·봉오리 형태로 다양하게 만발한 선홍빛의 꽃잎과 대비되는 녹색의 이파리들은 잎맥까지 세세히 표현했으며, 미색의 단풍을 함께 배치해 다채로운 화면 구성을 이뤘다. 다양한 꽃이 자리 한 땅은 둥글게 표현한 후 색채과 묘사를 최소화해 그림의 주인공인 모란에게 시선을 집중시켰으며, 괴석과 줄기는 짙은 골조를 그리고 푸른빛과 갈색으로 채색했다. 이처럼 동세가 강한 모란에 장수를 의미하는 수석壽石까지 곁들여졌으니, 부귀영화의 귀한 길상화 한 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문헌
『吉相, 우리 채색화 걸작전』(가나아트갤러리, 2013)

 
 
20240424 : S : 추정가 KRW 400,000,000 ~ 600,000,000 : 출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