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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의학 . 건축

무지외반증 맞춤 수술한다.......족부질환자 3만명 빅데이터 구축…

by 주해 2022. 12. 2.

사람 발 모양·변형 각각… 치료 달라야 데이터에 근거한 수술법, 성공률 향상
단일절개 복합교정술, 통증 절반으로 양발 한번에 수술, 나사는 자연 분해
초기 땐 구멍 3~4개 뚫어 교정 가능


연세건우병원은 무지외반증 등 다양한 족부 질환을 가진 환자 3만여 명의 빅데이터를 모아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빅데이터에는 나이, 성별, 보행습관, 치료 결과, 환자 만족도 등의 정보가 담겼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은 발 통증으로 족부 전문의를 찾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40세 이상에서 무지외반증 유병률은 64.7%라는 역학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중년층 이상에서 흔한 족부 질환이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보조기나 특수 깔창을 이용해 치료를 하는데, 이런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 되고 발 변형이 진행되면 결국은 수술을 해야 한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은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 듯 발의 모양과 변형, 이로 인한 불편함도 모두 다르다"며 "무지외반증이 있는 발을 '칼발'로 만들고 싶어하는 미용적 욕구가 강한 사람이 있고, 통증이 심해 모양 보다는 통증 개선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 사람, 엄지발가락뿐만 아니라 다른 발가락 변형까지 동반돼 치료가 복잡한 사람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연세건우병원은 10~30년간 족부 질환을 치료해 온 5명의 족부 의사가 있다. 최근 무지외반증 등 다양한 족부 질환을 가진 환자 3만여 명의 데이터를 모았다. 큰 병원이 아닌, 족부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병원에서 환자 빅데이터를 모아 치료에 적용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박의현 병원장은 "진정한 의미의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고 말했다.



◇3만명 빅데이터 설계… 진정한 맞춤형 수술



연세건우병원은 국내외 족부학회에 발표한 데이터와 SCI 저널 논문 게재를 위해 모아놓은 임상 데이터가 수 만례가 된다. 박의현 병원장은 "지난 6년간 이 데이터에 대한 분류화 작업을 거치고 분석을 통해 정형화 했다"며 "환자 3만명의 나이, 성별, 직업, 보행 습관, 동반 질환, 수술 결과, 만족도 등의 정보가 담겼다"고 말했다. 기존 무지외반증의 경우 초기-중기-말기 등 단순 병기 분류에 따라 수술을 결정했다. 초기·중기 환자는 최소침습교정술(엄지발가락 주변에 구멍을 3~4개 뚫어서 엄지발가락 뼈에 금을 내고 엄지 뼈를 밀어 넣은 다음에 나사·핀으로 고정을 하는 수술), 말기 환자는 단일절개 복합교정술(피부를 5㎝ 정도 절개해 엄지발가락 돌출 부위에 작은 실금을 낸 뒤 살짝 돌려서 안쪽으로 집어 넣고 나사와 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시행했던 것. 이제는 이렇게 단순하게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에 근거해 수술 방법을 정한다. 박의현 병원장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식에 대입하듯 환자 한 명 한 명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정답을 찾는 방식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실수는 최소화 하고 수술 성공률은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 환자 20~30%, 동반 질환 있어

무지외반증 환자의 20~30%는 발 아치 변형, 발가락 관절염, 소족지 변형(발가락이 완전히 구부러지고 안쪽으로 쏠리는 형태), 지간신경종(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발가락 뿌리 부분에서 압박되어 두꺼워지는 것) 등의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경우 단순히 무지외반증 수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질환도 같이 치료해줘야 만족도가 높다. 예를 들어 무지외반증과 발 아치가 높은 요족이 함께 있는 경우 엄지 밑 발바닥 부위에 관절염이 흔히 발생하는데, 무지외반증 수술만 하면 환자가 통증을 계속 호소한다. 이 때는 엄지 관절염도 같이 치료해줘야 한다. 무지외반증과 다른 족부 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 역시 데이터상 고위험군으로 분류, 무지외반증 치료 시 한 번에 원스톱으로 치료해 환자들의 번거로움과 부담을 줄인다.

◇진화된 무지외반증 수술… 양발 한번에, 생체 흡수 나사 사용도

무지외반증 수술은 돌출된 뼈를 깍아 교정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회복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엄지발가락 돌출 부위에 작은 실금을 낸 뒤 살짝 돌려서 안쪽으로 집어 넣고 나사와 핀으로 고정하는 단일절개 복합교정술이 도입되면서 통증을 크게 줄였다. 연세건우병원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무지외반증 수술은 통증 점수(VAS)가 7~8점이지만, 단일절개 복합교정술의 경우는 통증 점수가 2~3점이다. 통증이 경감되면서 연세건우병원에서는 무지외반증 환자의 30% 이상이 양측 수술을 한다. 무지외반증은 양쪽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 발씩 수술을 하면 2~3개월 간격으로 수술대에 2번 올라가야 한다.

또 무지외반증 수술은 1차 수술 후에 2차로 나사와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박 병원장은 "최근 나사가 자연 흡수되는 생분해성 고분자 의료용 스크류를 일부 활용해 수술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피부 절개에 민감한 젊은 층은 엄지발가락 주변에 구멍을 3~4개 뚫어서 수술하는 최소침습 교정술을 시도한다. 연세건우병원 이모세 원장은 "엄지발가락의 변형 각도가 20~30도인 중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05/202101050246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