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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미술

추사 김정희Kim JungHee | 1786 ~ 1856 시고, 묵란도(詩稿, 墨蘭圖)ink on paper

by 주해 2025. 6. 24.

작품정보 Details

추사 김정희 Kim JungHee | 1786 ~ 1856 

시고, 묵란도(詩稿, 墨蘭圖)

ink on paper
 

1. 34.5×26.5cm, 13.6×10.4in, signed and sealed on the lower left
2. 34.5×25.4cm 13.6×10in, sealed on the lower left

컨디션 Condition  :  framed

 

작품설명 Work Description

이 작품은 구작이며 근래엔 전혀 그리지 않았다.
대체로 난초를 그리는 일이 가장 어려워, 옛 사람들도 모두 아무렇게나 그리지 않고 많이 그리지도 않았다.
산수나 매화, 대나무, 꽃, 풀 등에 견주어 십 분에 일 이도 안 된다.
요즘 사람들이 걸핏하면 그어대니 어찌 이럴 수 있는가. 승설勝雪 쓰다.

시고와 묵란이 한 쌍을 이루는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다. 시고는 난초를 그리는 일이 가장 어려우며, 그래서 옛 사람들은 함부로 그리지 않아 그 수량이 적으나, 요즘 사람들은 걸핏하면 붓을 그어대는데에 탄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찌 보면 다양한 구도의 산수도, 이파리와 터럭 표현에 세밀함을 요하는 화조도 등에 비해 간단해 보이는 묵란도이지만, 끊길 듯 아슬하게 이어지는 난의 획을 긋고 그 사이에 난꽃을 적절히 배치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야말로 더욱 고도의 경지를 요하는 작업이라 판단한 것이다. 글의 마지막에는 송대 명차 승설차에서 이름을 본 따 승설이 썼다고 마무리 후 ‘김정희인金正喜印’, ‘추사秋史’의 주문방인을 찍었다. 평소 차를 애호했던 추사는 다로茶老, 승설학인勝雪學人 등 여러 호를 썼다고 전한다.

시고에 따르면 글보다 이른 시기에 제작된 묵란도는 비탈진 둔덕에 자리한 채 다양한 곡선의 난 잎을 내어놓고 있다. 저마다 다른 굵기의 이파리들은 긴 세월 묵란도를 그려온 추사의 숙달된 실력과 빠른 필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좌측 하단에 찍힌 ‘병오노인丙午老人’이라는 주문방인 도장은 추사가 회갑을 맞이한 1846년에 주로 쓴 인장으로, 그 시기에 제작한 작품으로 추정된다.

 

20250624 : S : 별도문의 : HP : 160,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