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들의 천국’ 아이티... 경찰이 “무기 더 달라“ 무장 시위
26일(현지 시각)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경찰관 시위대가 무기를 든 채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동료 경찰관이 갱단에 희생된 것에 분노해 시위에 나섰다. /로이터 뉴스1
카리브해 최빈국으로 꼽히는 섬나라 아이티에서 경찰관들이 갱단에 희생된 동료의 죽음에 분노하며 과격 시위를 벌였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시위를 진압하는 임무를 담당하는 경찰들이 무기 지원 요구를 거부하는 등 갱단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총리와 경찰 지휘부에 대해 반감을 표출하며 시위에 나선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경찰관 등 무장한 시위대 100여 명이 도로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였다. 방탄조끼와 헬멧, 방독면을 착용한 이들은 하늘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차량과 CCTV를 부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부 경찰관들은 중남미·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고 귀국한 아리엘 앙리 총리를 직접 만나겠다며 공항으로 몰려갔다. 또 총리 관저로 몰려가 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시위로 인해 26일 포르토프랭스 인근 학교와 사무실 등은 모두 폐쇄됐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피격 사망한 이후 갱들이 활개 치는 무법천지로 전락했다. 앙리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모이즈 사망 이후 지금까지 경찰관 78명이 갱단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5일에는 경찰관 7명이 총격으로 숨졌다. 현지 경찰은 갱단에 의한 폭력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BBC는 전했다. 포르토프랭스 등 수도권 지역의 60%가 정부의 힘이 미치지 않는 갱단 지배 구역이라고 유엔은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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