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레포츠, 양조장… 스키 없어도 니세코는 즐겁다
둘레 50㎞의 대형 호수인 도야호에서 즐기는 스탠드업 패들보드. /애런 제미손
스키에 관심 없는 여행객들에게도 니세코는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여름의 니세코는 골퍼들의 성지가 된다. 서늘한 기온, 광활한 평야와 그 뒤로 펼쳐지는 절경 덕에 요테이산 주변으로 골프장 네댓 곳이 성업 중이다. 그린피도 평균 8만~10만원으로 한국보다 저렴하다. 운이 좋다면 라운딩 중 여우와 마주칠 수도 있다.
니세코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칼데라호인 도야호(洞爺湖)에서는 스탠드업 패들보드(SUP)를 체험할 수 있다. 잔잔한 수면에서 패들보드에 오르면 광활한 호수와 하나가 된 기분이 든다. 인생샷에 도전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보드 위에서 요가를 즐기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도야호는 둘레만 50km인 대형 호수. 관광 유람선을 타고 호수 한가운데 있는 나카지마섬에 내려 소나무길을 걷는 것도 좋다.
마을을 관통하는 시리베츠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는 래프팅과 카약도 유명하다. 수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진다. 단, 눈이 녹는 봄에는 강의 수위가 높아지니 주의해야 한다.
술을 좋아한다면 증류소와 와이너리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니세코 증류소(Niseko Distillery)는 유명 사케 ‘핫카이산’을 만드는 동명의 회사가 2021년 연 위스키·진 증류소다. 일본 본토 니가타현에 본사를 둔 회사가 굳이 이곳에 위스키 공장을 세운 이유는 ‘물과 기후’ 때문. 눈이 녹아 안누푸리산 지하로 흘러든 물은 극도로 부드러워 위스키를 만들기에 제격이다. 위스키 숙성은 어떠한 온도 조절 장치도 없는 창고에서 이뤄진다. 큰 온도 변화가 없고 습도도 높아 위스키가 자연 그대로를 머금고 숙성된다. 오호로(Ohoro) 진은 증류주와 공항 면세점 등지에서 판매 중이고, 위스키는 최소 숙성 기한인 3년이 지난 올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증류주보다 와인에 끌린다면 이곳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요이치 지역을 추천한다. 쓰시마해류가 불러오는 따스한 바닷바람 덕에 좋은 포도가 난다. 니키 힐스, 카멜 팜 등 유명 와이너리는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브루어리에서는 시원한 지역 맥주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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