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ed on the lower left
signed and titled '風景' on the reverse
gallery label affixed to the reverse of frame
PROVENANCE
Bando Art Gallery (Seoul)
Christie's New York, 25 Oct 1994, Lot 78
작품 설명
해방 후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화랑인 반도화랑은 박수근의 작품을 유일하게 거래하던 곳이었고 박수근은 반도화랑의 전속 작가나 다름이 없었다. 이전 미군 PX에서 초상화 등을 그려주며 생계를 이어 나가던 박수근은 1956년 반도화랑에서 처음 작품을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작품이 팔리기 시작하며 비로소 전업 작가로서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반도화랑을 운영하던 실리아 짐머만이 소장하고 있던 <노변의 행상>이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서 열린 동서미술전에 전시됐고, 뉴욕의 월드 하우스 갤러리에서 개최된 한국현대회화전에도 작품을 선보이며 해외에도 작품이 소개됐다. 이번 출품작 역시 후면에 반도화랑 택이 부착되어 있어 당시 반도화랑을 통해 판매된 작품 중 한 점임을 알 수 있다.
출품작은 박수근이 1952년부터 1963년까지 지낸 창신동이 모티브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옥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모습은 당시의 흔한 우리네 동네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화면 전반은 향토적인 색감으로 가득한데, 초가집의 벽은 밝은 갈색으로 구분하고 나무는 초록빛으로 생동감을 더하는 등 조금씩 변주를 주어 대상의 형태를 드러내면서도 풍부한 색채를 가미하고 있다. 또한 광주리를 매달아 둔 초가집 앞에 앉아있는 여인의 저고리는 선명한 주황색으로 칠해 화면에서 유일한 등장 인물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번 출품작은 특히 곡선의 선명한 선묘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집의 형태를 짙은 윤곽선으로 분명히 구분하고 나무의 표현 역시 힘 있는 선으로 간결히 그려냈다. 이와 동시에 가장 앞에 있는 초가집은 주제로서 가장 크게 그리고 뒤에 있는 집은 비교적 작게 표현해 작은 화면에서도 공간감 또한 느낄 수 있다. 유독 가로로 긴 화폭도 특징적인데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어지는 정겨운 동네 풍경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정보
박수근은 근대기 서민들의 삶의 요소를 작품에 반영해 그가 살아오며 몸소 경험한 것들을 자신의 화폭에 담아냈다. 당시 화단에서 활약하던 화가들이 일본 유학을 했던 것과 달리 박수근은 여의찮은 상황으로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고, 독학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만들었다. 그는 한국 전통 의상인 치마, 저고리를 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모습을 주로 그렸다. 작가는 평생 서민들의 일상적 모습을 다양한 시각으로 형상화하고 연구했으며, 이를 통해 그의 회화에는 한국적 소박함의 보편적 정서가 담기게 됐다.
20240227 : S : 추정가 : KRW 400,000,000 ~ 600,000,000
HP: 4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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