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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밸런타인데이 스테이크… 코팅팬 하나로 충분합니다

by 주해 2023. 2. 14.

 

밸런타인데이 스테이크… 코팅팬 하나로 충분합니다

 

밸런타인데이 스테이크… 코팅팬 하나로 충분합니다

밸런타인데이 스테이크 코팅팬 하나로 충분합니다 계란프라이 할 때 쓰는 코팅팬에 예열 않고 고기 굽는 콜드 시어링 주변에 기름 덜 튀고 연기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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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프라이 할 때 쓰는 코팅팬에 예열 않고 고기 굽는 ‘콜드 시어링’… 주변에 기름 덜 튀고 연기 안 나

차가운 불판에 쇠고기를 올리고 끊임없이 뒤집는다. 회식 자리에서 등짝 맞기 딱 좋다. 그런데 마치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너희의 나부랭이 같은 스테이크 상식은 내겐 통하지 않아”라고 외치는 조리법이 화제다. 미국 최고의 요리 채널 ‘아메리카스 테스트 키친(America’s Test Kitchen)’이 스테이크를 굽는 최고의 방법으로 소개한 ‘콜드 시어링(cold-searing)’이다. 이름처럼 차가운 팬에 고기를 굽는다. 십 수만 원짜리 구리 팬이 없어도, 집에 오븐이 없어도 괜찮다. 평소 계란프라이 부칠 때 쓰는 코팅 팬이면 충분하다. 굽는 과정에서 기름과 연기가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 마침 오늘은 연인의 날 밸런타인데이다. 내 월급만 안 오르는 세상, 집에서 간편하게 스테이크 굽는 법을 소개한다.

약 4㎝ 두께 스테이크용 쇠고기를 준비한다. 소금 밑간은 하지 않는다. 한국 주방 필수 아이템인 코팅 팬을 꺼낸다. 기름은 두르지 않는다. 고기를 팬에 올리고 강불에서 2분, 뒤집어서 다시 2분 굽는다. 중불로 바꾸고 2분 간격으로 뒤집어 준다. 연기가 나면 불이 강한 것이니 줄여준다. 스테이크 내부 온도가 50도가 되면 꺼내서 5분 이상 가만히 둔다(레스팅). 잔열로 내부 온도는 54도까지 오를 것이다. 부드러운 고기와 육즙을 즐기기 적합한 미디엄 레어의 완성이다.

 

예열 안 한 팬에 바로 고기를 올려 굽는 ‘콜드 시어링’. 조리법도 뒤처리도 간단하다. /아메리카스 테스트 키친 유튜브

팬에서 굽고 오븐에서 마무리하는 기존 조리 문법을 파괴했다. 기존에는 연기가 날 정도로 뜨겁게 달군 무쇠 또는 스테인리스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고기를 지졌다(시어링). 뜨거운 기름과 고기 표면 수분이 만나 기름이 폭죽 놀이하듯 사방으로 튀어오른다. 공기청정기는 선풍기처럼 큰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기름 방울은 공기 중에서 둥둥 떠다니다가 냉장고에까지 달라붙는다. 기념일에만 요리하는 사람이 ‘뒷정리는 누가 하느냐’며 핀잔받는 전형적인 시나리오다. 저온 조리(수비드)한 고기를 팬에서 마무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장비 값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반면 콜드 시어링은 뒷정리가 간편하고 고가 장비가 필요 없다.

차가운 고기를 팬에 바로 올렸으니 ‘고기가 구워지는 게 아니라 삶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용재 음식평론가는 “높은 온도에서 순식간에 겉면을 지지지 않고 천천히 조리해도 마이야르 반응(단백질이 가열돼 갈색으로 변하며 풍미가 좋아지는 화학 반응)은 충분히 일어나 문제없다”며 “아파트에서 고기 굽기 부담스러운 사람에겐 최적의 조리법”이라고 했다.

고기 두께가 얇으면 겉면이 맛있게 구워지기 전에 속이 먼저 퍽퍽해질 수 있으니 고기 두께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