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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석봉 한호(韓濩 : 1543~1605) : 석봉서 3권 일괄(石峯書 三券 一括)Album of Calligraphies : ink on paper24.5☓38.0cm (3volumes)

by 주해 2022. 12. 8.

2021-06-09 16:51:01

 

작품설명

 

석봉 한호는 조선 중기의 서예가로, 일찍이 왕희지王羲之, 안진경顔眞卿의 필법을 익혔으며, 해서・행서・초서 등 모든 서체에 능했다. 또한 사자관寫字官으로서 국가의 문서나 외교문서 등을 작성하면서 정서와 소자 또한 매우 잘 썼다고 전한다.출품작은 석봉의 다양한 글씨를 모아 놓은 서첩으로, 글씨를 비롯해 시와 문장에도조예가 깊었던 석봉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본 첩은 천·지·인天·地·人 3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4종 110장으로 출사표出師表, 후출사표後出師表, 이백李白의 시, 노자老子 구句, 간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소해小楷, 행서, 행초서, 초서 등 각기 다른다양한 크기의 석봉의 서체들이 집대성되어 있어 그 가치를 더한다.‘천天’ 첩에는 당대 최고의 시인 오산 차천로車天輅, 1556-1615가 석봉에게 준 글 <증석봉,칠언배율사십운贈石峯,七言排律四十韻>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는 시에 매우 능해 한호의 글씨, 최립崔岦, 1539-1612의 문장과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 이라 일컬어졌던 인물로 석봉과의 교우를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지地’첩에는 행서와 초서로 석봉이 좋아했던 이백의 시를 여러 편 실어 놓아 그의 문학적인 취향 또한 엿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것은 ‘인人’첩의 마지막 장으로 석봉 한호의 자술시가 실려 있다는 점이다. 석봉의 현존하는 필적이 대체로 직업특성상 사무적이고 규격화 된 글이나, 중국의 유명한 시등을 필사한 것인 점을 미루어 볼 때 매우 귀중한 자료라 할 수 있겠다.

 

天帖 1. 獻上文(楷書, 小字)

2. 出師表(楷書, 小字)

3. 後出師表(楷書, 小字, 1599년)

4. 牽路(行書, 大字)

5. 李白 詩(行書, 小字)

6. 老子 句(行書, 中小字)

7. 李白 詩(行書, 中字)

8. 校正廳宣醖謝箋(行書, 中字)

9. 劉禹錫 詩((行書, 中字)

10. 簡札(行書, 小字)

11. 贈石峯一車天輅 詩(行書, 中字)

 

地帖 1. 李白 詩(行書, 中大字)

2. 李白 詩(行書, 中大字)

3. 李白 詩(行書, 大小字)

4. 李白 詩(草書, 中字)

5. 李白 詩(行書, 大小字)

6. 李白 詩(草書, 中字)

7. 李白 詩(草書, 中大字, 1602년)

 

人帖 1. 鶴林(楷書, 大字)

2. 高適 詩(行書, 大字)

3. 李白 詩(行草, 大字)

4. 蘇東坡 句(行書, 大字)

5. 李白 詩(草書, 大字)

6. 自述詩(行書, 小大字)

 

『人帖』中 石峯 自述詩

 

次韻寄晩翠軒

운을 빌려 만취헌에게 보내다

靑雲還誤浮生事 置散投閑當美官

청운靑雲, 관직은 부생의 삶 그르쳐, 한산한 삶 사는 것이 좋은 관직이라네.爲愛仙山探勝迹 寧辭羽客共霞飡선산仙山이 좋아 좋은 곳 찾았나니, 우객羽客과 노을 밥 먹는 걸 마다하랴.

芙蓉萬丈連天直 滄海千尋大地寬부용芙蓉은 만길 하늘에 곧게 뻗었고, 바다는 천길 대지처럼 드넓구나.

自嘆未登君計拙그대 계책에 들지 못한 옹졸함을 스스로 비웃으며, 돌아가면 장안長安에 온 걸 한탄하리라.

因官事 欲見仙山 非分未遂 故戱之관직 일로 선산仙山을 보고 싶어도 분수가 아닌 탓으로 뜻을 이루지 못해, 농 삼아 적는다.

其二早抱虛名空落魄 誰憐白首滯微官일찍이 공허한 이름 쫒다 실의에 빠졌나니, 백수에 말단 관직을 누가 가슴 아파해줄까.

不須市遠無兼味 自是家貧冀一飡저자 멀어 좋은 음식 갖출 것 없어 할 것 없고, 집안 가난하니 밥 한 그릇 기대할 뿐이네.

止謗非他當念克 消愁何物可心寬비방 방지하려면 극기에 힘써야 하고, 수심 없애려면 너그러운 마음 가져야 하네.

平生賴有知音子 溝壑雖塡死亦安일생을 지음知音, 친구에 힘입나니, 구렁텅이에 메워져 죽는대도 편안할 것이네.右自敍이것은 자술이다.

盛作難以和韻 用綴俚語지으신 작품의 운韻에 화답하기 어려워 보잘 것없는 몇 마디를 엮으니 수정해 주시길 바라며,

只希斤正 勿掛他眄다른 사람 눈에는 보여주지 마시기 바랍니다.

 

石峯 석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