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국연화당초문사각함 螺鈿菊蓮花唐草文四角函 : Lacquered Box Inlaid with Mother-of-Pearl : mixed media on wood : 34.0☓25.0☓8.3(h)cm
by 주해2022. 12. 8.
2021-06-09 14:02:01
작품설명
출품작은 16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나전함이다. 함 뚜껑 상판에는 만개한 국화문과 모란문을 번갈아 올리고 그 주위에는 당초문을 휘둘러 장식적인 배치를 꾀했다. 고려시대의 나전칠기는 규칙적이고 도식화된도안이 기면을 가득히 채우는 것이 특징이나, 출품작은 그러한 전통에서벗어나 비교적 자유롭고 회화적 도안의 배치를 시도한 것으로 여겨진다.또한 상판의 네 모서리에는 나전을 얇게 잘라 뇌문雷文으로 장식하고 그 안쪽에는 얇게 꼰 구리선을 붙여 화면을 구획했다. 특히 이 구리선은 국화문과 모란문을 휘감는 넝쿨줄기로도 꾸며져 있으며 이는 고려시대의 나전기법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작품의 네 측면에도 4개 또는 3개의 주요 꽃 문양이 일렬로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으며 얇은 구리선의 넝쿨 역시 장식되어 있다. 넝쿨에 달린 이파리는 고려시대의 것과 달리 조금 더 여백을 두고 있으며 일률적인 형태가 아닌 크기와 모양을 조금씩 다르게 해 사실감 있는 표현을 하고자 했다. 특히 옆면은 함 뚜껑과 밑면으로 분리되지만 하나의 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작업이 필요했을 것으로, 조선시대 장인들의 꼼꼼한 가공 솜씨에 감탄을 마지 않게 된다.기면에 부착되어 있는 나전이 온전한 점은 이 작품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있겠다. 나전칠기들은 오랜 세월을 거친 탓에 나전이 유실되어 전하는 경우가 많으나 출품작은 탈락이 거의 없이 전해지고 있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약 300년 가까이 나전의 오묘하고 영롱한 빛깔을 품으며 조선 나전칠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 할수 있겠다.이와 유사한 사이즈와 도상의 작품으로는 개인소장의 「나전 칠 국화・모란넝쿨무늬 상자」가 있으며, 이 작품은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나전칠기‐천 년을 이어온 빛》이라는 전시에 소개된 바 있다.참고도판나전 칠 국화・모란넝쿨무늬 상자, 개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