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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근현대 미술

이만익 1987년 80호 동심

by 주해 2022. 11. 12.

2018-05-14 20:29:35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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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med

 

작가설명

“지금 나는 고리타분한 그림을 그린다. 어설프게도 한국사람, 우리를 그리겠다고 덤벼들고 있다. 지금같이 세상이 급변하고 동서가 뒤섞인 때에, 정말 우리가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우리인지, 또 우리의 꿈, 우리의 이상이 무엇인지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굳이 우리를 붙잡는 것은 그것이 나에게는 서양보다 가깝고 훈훈하며, 또 나를 분노하게, 슬프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를 우리의 얼굴로 그리고 싶다. 가능하다면 우리의 한과 기원과 꿈을 담고 싶다. 내가 우리역사의 지난 이야기 속에서 유화라는 여인과 주몽이라는 청년을 살려보려 하는 것, 춘향가, 심청가 등 판소리 몇 마당을 주제로 삼는 이유가 이것으로 합당 할 지는 모르겠으나 어쩌다 이 땅에 태어난 한 사람의 화가로 내가 금 그어 놓은 이 우리 안을 파헤쳐 보아야 할 것이고 그리해서 한 줄기 맑은 물이 샘솟는다면 손 씻고 낯 씻고 새 옷 갈아 입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만익은 단군 신화에서부터 오늘날 우리 주위의 소박한 이웃의 모습까지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가 주제로 삼아 원색과 설화의 향연을 보여주는 한국적 미감에 의한 독자적인 그림 세계를 펼쳐나간다. 항상 민족적 소재를 폭넓게 선택하고 한국인의 삶과 정한을 표현하려 했던 이만익의 작품은 원색의 대비, 모나지 않는 형태의 균형감각, 원근법을 무시한 평행적 구성, 단순하고도 절제된 선으로 강렬한 느낌을 자아낸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어렵고 모호해지는 것을 경계하며 심각하기보다는 소박하면서도 보편적 감성에 직접 와 닿는 간단 명료한 화면 설정을 선호하여 자신만의 개성적 화풍을 창출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유화 작업이긴 하지만 전통적 채색화의 현대적 계승 작업이며 미술의 대중적 저변 확대 작업이라고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