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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술/근현대 미술

[이 한장의 도자기] 네덜란드가 日에 주문 생산한 18세기 커피포트

by 주해 2022. 12. 4.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에도 시대 도자기가 유럽 취향과 만났다. 18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유럽의 금속 주전자를 모방한 커피포트를 일본 아리타 지역에 주문해 생산한 채색 자기다. 몸통엔 학과 소나무, 대나무, 매화를 그렸고, 받침대엔 사람이 한 손을 올려 떠받치는 모양의 인형 세 개가 달렸다.

유럽이 열광한 일본 도자기를 볼 수 있는 상설 전시실이 문을 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에서 개관한 세계도자실은 동서양 문물이 가장 활발하게 오고 간 17~18세기 세계사를 도자기를 통해 살펴본다. 동서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자기를 자체 생산할 수 없었던 유럽은 중국 청화백자를 적극 수입했고, 1644년 명·청 교체 혼란 이후엔 일본 채색 자기가 유럽 시장을 사로잡는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데려간 도공으로 도자기 제조 기술을 배운 일본은 50년 만에 수출국이 됐다.

네덜란드 국립도자박물관과 흐로닝어르박물관에서 빌려온 도자기 113점이 코로나 와중에도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다. 김희정 학예연구사는 “유럽은 중국⋅일본 도자기를 무작정 수입한 게 아니라 자신들만의 취향을 주문 생산하거나 가문의 문양 등을 새겨넣었다”며 “동서양 문화가 만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했다. 2022년 11월 13일까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