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으로 뜯어내고 메운다는 작업 과정은 정상화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그의 작품 제작 과정을 우선 살펴보면 캔버스에 3-4㎜ 두께로 고령토를 칠하고, 완전히 마르기를 기다린다. 그 다음 마른 캔버스 뒤에 규칙적으로 격자 형태의 연필 선을 그은 다음 가로-세로형태로 캔버스를 접는다. 이렇게 되면 마른 캔버스의 표면은 그리드Grid 형태로 균열이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네모형태의 구조 표면에 다시 물감을 얹는다. 그렇게 떼어내고 다시 덮어 가기를 반복하며 정상화의 단색화Dansaekhwa는 완성된다. 이러한 작품 제작과정을 통해 ‘시간-과정-반복’의 개념이 드러나는데, 그 가운데 반복적 수양의 행태는 서양의 모노크롬 페인팅과 차별되는 지점으로 볼 수 있으며 단색화 주요 이론으로 인식된다.출품작 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완성된 전면 회화이다. 짙은 파란색은 원경에서 보자면 하나의 색으로 보이나 점차 격자 무늬에 가까이 다가설수록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우연의 색감을 마주하게 된다.즉 작가 스스로가 그리드 구조의 계획성을 갖고 작품을 만들어 가지만, 완성된 정상화의 단색화는 수많은 구조체가 집합된 결과물이다. 이는 단색화가 무채색 또는 단색조의 회화로 인식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빛을 머금고 있는 작품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