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면세점에서 사야 하는 10만원대 가성비 위스키
마시면 살찔 것 같다. 입안에서 침이 증발한다. 쫀득쫀득한 초콜릿 포도. 열대과일 맛이 나는 자극적인 불량식품. 직관적으로 맛있다. 대만 위스키 증류소 ‘카발란(Kavalan)’의 솔리스트 비노바리크를 처음 마셔본 사람들의 반응이다. 대만 특유의 아열대 기후가 빚어낸 선물 같은 단맛은 인공 첨가물을 넣었나 의심할 만큼 강렬하다.
카발란의 역사는 1956년 살충제 사업과 캔 커피(Mr. Brown)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 대만의 킹카그룹(King Car Group)에서 시작된다. 위스키에 진심이었던 리톈차이 회장이 2002년 대만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함께 2005년에 증류소를 설립한 것이다. 이전까지 주류 독점 생산권이 정부에 있어 민간에서는 위스키 생산이 불가능했다. 카발란은 대만 북서쪽 이란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에 거주하던 원주민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대만 기후가 위스키 생산에 이상적이지는 않다.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숙성과 동시에 원액이 조금씩 증발한다. 스코틀랜드인들은 이를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 부른다. 늘 서늘한 스코틀랜드에서는 매년 평균 2%가 천사의 몫으로 돌아가지만, 대만은 해마다 10~15%가 증발한다. 대만에서 12년 이상 숙성하면 원액의 상당 부분이 증발해 오크통에 남아 있는 술이 거의 없을 것이다. 증류소 설립 당시 전문가들이 위스키 사업을 반대한 이유다. 하지만 그중 한 사람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증류소 컨설팅을 맡았고 ‘위스키계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리는 짐 스완(Jim Swan) 박사는 아열대 기후에 최적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는 3년이라는 짧은 숙성 기간으로도 스카치위스키의 12년 숙성과 엇비슷한 풍미를 낼 수 있는 S.T.R(Shave, Toast, Rechar) 기법을 개발했다. 이는 오크통 내부를 깎아(Shave) 기존에 있던 안 좋은 맛을 제거하고 통 내부를 불로 굽고(Toast) 다시 태워(Rechar) 열대과일 향과 바닐라, 초콜릿과 같은 풍미를 끌어내는 기법이다. S.T.R 오크통에서 탄생한 제품이 카발란의 역작 솔리스트 시리즈의 비노바리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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