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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천경자 작품관

천경자 1966년 춘우 148*86cm

by 주해 2022. 11. 8.

2017-05-12 18:49:29

 

작품수록처

 

Kumsung Publishing, Selected Works of 100 Modern Korean Painters&Sculptors – Chun Kyong−ja: 1975, pl.15.Ho−Am Art Museum, Chun KyungJa: 1995. P.9, pl.6.Sejong Books, Chun KyungJa: 1995, pl.23.Design House, Chun KyungJa, Te Song of Beautiful Life: 2007, pl.22.

 

 

작품설명

 

한국의 대표 여성화가인 천경자의 작품은 작가 자신의 삶과 연계하여 변모한다. 변모의 과정은 크게 전기, 중기, 후기로 구분 지을 수 있는데, 일본 유학시절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하며 미술계에 데뷔했던 1942년부터 1959년 개인전 전까지를 전기로, 부산 소레유 다방에서의 개인전 및 옥인동 정착 후 세계여행을 시작하는 1969년까지를 중기로, 이후 1970년 서교동 시절부터를 후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대체적으로 전기와 중기의 작품들은 작가 개인의 체험에서 비롯된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에 대한 내적 갈등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전기에는 조선미술전람회에 연속으로 입선하며 화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으나 해방과 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집안의 몰락, 혼인 실패, 아버지의 별세, 여동생과의 영원한 이별 등을 겪으며 불행했던 시대의 한恨과 자신의 운명에 대한 고뇌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해방 후 광주에서 지내다 홍익대학교 전임강사가 되어 서울에 올라와 셋방을 전전하다 마침내 옥인동에 정착하면서 3평 남짓의 제대로 된 화실을 가지게 되었는데, 작가로서 비교적 안정되고 행복한 시절을 맞이하게 됨으로써 화풍의 변모를 보여주었다.

 

중기로 접어드는 1959년, 부산 소레유 다방에서 선보였던 개인전부터 변화가 감지되는데 이전의 사실적인 화풍이 점차 약화되는 대신 초현실적인 화면에 시적인 이미지들이 환상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이러한 경향은 이후 작품에도 지속되어 천경자만의 독특한 화풍을 형성하는데 원초가 되었다.1970년, 천경자는 해외 스케치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옥인동에서 서교동으로 집을 옮기고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모색했다. 외부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을 통해 자신의 꿈과 낭만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지면서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현실을 떨쳐 버리기 위해 많은 곳을 찾아다녔고, 그의 영원한 테마인 ‘여인’을 본격적으로 등장시키며 자신의 환상을 펼쳤다. 여인은 초반에는 주로 작가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으로 그려지다가 자신의 회고적 의미를 강하게 담아냈고, 이국異國의 여인들에게서도 자신과 감성과 동질의 것을 찾게 되면서 초월적인 여인상으로 발전시켰다.세로로 긴 화폭에 시공간을 넘어선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는 출품작은 1966년에 제작되었으며, 거칠게 올린 채색에서 시기적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나 작가의 환상적인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천경자의 작품은 전통채색화의 사실적인 묘사 대신 초현실적이고 설화적인 분위기의 소재들을 등장시킴으로써 환상적인 분위기를 구현하고 채색을 짙게 올려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을 부여했다. 출품작을 3단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상단은 바다를, 하단은 산을, 바다와 산의 사이는 마을을 표현하고 있다.하나의 화폭에 서로 다른 공간을 순차적으로 배치하여 풍부한 구성과 이야기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는데, 파도와 산의 형태가 마치 구름과 물결의 형태로도 인식되어 공간에 대한 시각적 병치를 일으켜 환상의 공간임을 상기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