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정도이것은 석촌石邨, 윤용구 거사의 별서이다. 산수가 수려하고 꽃과 나무가 번성하여,남주南州의 빼어난 곳이라 일컬을 만하다. 지난해 선생을 찾아 뵈었을 때 실경의 윤곽을 잡고 나서,이제야 완성했는데 실제 모습의 만분의 일도 미치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정묘년1927 한식에 청전 이상범.석촌거사의 별장인 우세정을 담은 이 작품은 청전이 31세에 그린 작품으로 보기 드문 실경이다.화제에 밝힌 석촌거사는 석촌 윤용구尹用求, 1853-1939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그의 별장으로밝힌 우세정의 위치는 어디인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아 찾기 어렵다. 다만 석촌이 은거하며 여생을 보냈던 서울 근교의 장위산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지 추정된다. ‘산수가 화려하고 꽃과나무가 번성하다’는 화제에 걸맞게 우측 하단에 자리한 우세정 주변은 복사꽃이 만발했고 주변의 잡목에도 초록빛이 감돈다. 청전의 사실적인 묘사로 화면을 채웠으며 짧고 촘촘한 붓질로 쌓아 올린 원경의 산에는 적절한 무게감이 실렸다.청전의 화제에 따르면 이전 해에 우세정을 방문하고 지금에서야 완성을 본다고 하니 작품을 그리는 데에 꼬박 1년여가 걸린 셈이다. 석촌거사의 별장 방문이 그에게 좋은 경험이었던지 그 실경을 되새기며 필획 하나하나 정성스레 쌓아 나갔을 테다. 그럼에도 겸손한 그의 자평이 함께 실려 있는 이 작품은 석촌거사를 향한 그의 깊은 존경과 함께 젊은 청전의 열의가 함께 전하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