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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화제의 유물

훔쳐온 쓰시마 불상, 13년 만에 일본에 돌려준다 .... 쓰시마 불상, 오늘 간논지에 소유권 인도 ....서산 부석사서 100일간 일반 공개 후 5월 중 일본으로 실물 이송할 예정

by 주해 2025. 1. 24.

훔쳐온 쓰시마 불상, 13년 만에 일본에 돌려준다

 

훔쳐온 쓰시마 불상, 13년 만에 일본에 돌려준다

훔쳐온 쓰시마 불상, 13년 만에 일본에 돌려준다 쓰시마 불상, 오늘 간논지에 소유권 인도 서산 부석사서 100일간 일반 공개 후 5월 중 일본으로 실물 이송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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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국내 절도단이 일본 쓰시마 간논지에서 훔쳐온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오른쪽). 높이 50.5cm. 24일 간논지에 소유권을 인도하고 서산 부석사로 옮겨 100일간 일반에 공개한 후 5월 중 일본에 이송할 예정이다. 당시 절도단이 훔쳐온 또다른 불상인 동조여래입상(왼쪽)은 2015년 7월 가이진 신사로 돌려줬다. /신현종 기자

2012년 국내 절도단이 일본 쓰시마섬의 사찰 간논지(觀音寺)에서 훔쳐 국내로 밀반입한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소유권이 24일 간논지에 인도된다. 국가유산청과 조계종에 따르면, 간논지 전 주지 등 일본 측 인사들이 이날 오전 불상이 보관된 대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을 방문해 불상의 소유권을 인도받고, 불상은 직후 서산 부석사로 옮겨 100일간 일반에 공개된 후 5월 중 일본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로써 쓰시마 불상을 두고 13년째 끌어온 양국 갈등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됐다.

◇13년 만에 해결된 쓰시마 불상 논란

2012년 절도단은 쓰시마에서 불상 두 점을 밀반출했다. 나머지 한 점인 동조여래입상은 국내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없어 2015년 7월 쓰시마섬 가이진(海神) 신사로 돌려줬다. 그러나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충남 서산 부석사가 “원래 우리 불상이니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소유권 분쟁이 시작됐다. 부석사는 앞서 불상 내부에서 ‘1330년 고려 서주(서산) 부석사에서 이 불상을 조성했다’는 기록물이 나온 것을 근거로 “왜구에게 약탈당한 것이니 원소유자인 부석사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700년 전 고려 부석사와 현재 부석사를 같은 사찰로 볼 수 없고, 일본 간논지가 2012년 불상을 도난당하기 전까지 일정 기간 문제없이 점유하면서 소유권을 시효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023년 10월 “불상이 고려시대에 왜구에 의해 약탈돼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을 개연성 만으로 간논지의 불상 소유권 시효 취득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최종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1년 넘게 끌어온 불상 반환은 최근 양측 사찰의 합의로 급물살을 탔다. 부석사 측이 “반환 전 불상을 모시고 100일간 법회를 열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간논지 측이 ‘확실한 반환’을 조건으로 수락하면서다. 이날 오전 10시 양쪽 사찰과 국가유산청, 일본 문화청, 조계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운식이 열리고, 불상은 이후 부석사로 옮겨져 100일간 일반에 공개된다. 조계종 관계자는 “불상은 5월 5일 부처님 오신 날 법회를 마치고 5월 11일 전에 국립문화유산연구원으로 반환된 뒤 일본으로 떠나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조선 전기 최고 걸작 회화로 꼽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 일본 덴리대 도서관 소장.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국립중앙박물관

◇한일 문화유산 교류에 막대한 피해

쓰시마 불상 논란은 한일 문화유산 교류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특히 우리 박물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은 당초 일본 덴리대(天理大)에 소장된 ‘몽유도원도’ 등 일본에 있는 한국 명품을 대거 빌려와 전시하려고 했으나 일본 측은 “대법원 판결이 난 쓰시마 불상도 아직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유래한 국보나 중요문화재 대여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전시가 성사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답보 상태에 빠졌던 불상 반환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중재 노력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실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몽유도원도’ 대여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더 이상 이 문제를 방관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양측을 간곡히 설득했다”고 했다. 복수의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훔쳐온 불상은 진작에 돌려줘야 했지만, 이제라도 쓰시마 불상 문제가 해결돼 다행”이라면서 “막혔던 양국 문화유산 교류가 다시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