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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문화 . 시사

고조되는 중동의 유혈 충돌… 배경엔 이슬람 수니·시아파 갈등의 역사

by 주해 2024. 1. 19.

고조되는 중동의 유혈 충돌… 배경엔 이슬람 수니·시아파 갈등의 역사

 

고조되는 중동의 유혈 충돌… 배경엔 이슬람 수니·시아파 갈등의 역사

고조되는 중동의 유혈 충돌 배경엔 이슬람 수니·시아파 갈등의 역사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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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신문들이 18일 인접국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지 이틀 만인 이날 자국이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파키스탄은 오늘 오전 이란의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의 테러리스트 은신처들에 대한 일련의 정밀 타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AP 연합뉴스

이란과 파키스탄이 잇달아 서로를 공격하는 배경엔 이슬람 양대 종파인 수니·시아파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수니·시아파는 같은 이슬람이지만 중동의 양대 세력으로 서로를 견제하며 충돌해 왔다.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는 과정에 증오가 증폭돼 국가별·지역별 분쟁이 때때로 불거진다. 지난 며칠간 유혈 충돌한 파키스탄과 이란은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가 주도하는 나라다. 파키스탄은 인구 77%가 수니파이고, 이란은 90%가 시아파다. 그 밖에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 등이고, 이라크·아제르바이잔 등은 시아파 인구가 많다.

수니·시아파 분열의 역사는 7세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632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후계자 지명 없이 사망하자 새 통치자를 어떻게 뽑을지를 두고 갈등이 벌어졌다. 당시 이슬람 지도자 다수는 합의를 통해 통치자를 선출하자고 주장했고, 다른 이들은 무함마드의 혈육만이 공동체를 이끌 수 있다고 맞섰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혈통 승계가 아닌 다수결의 ‘선출’ 방식을 따르자는 이들은 무함마드의 친구였던 아부 바크르를 후계자로 뽑았다. 이들은 순나(선지자의 관행)를 따른단 의미로 ‘수니’라고 불리게 됐다. 반면 무함마드의 혈육만이 통치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쪽은 그의 사촌이자 사위였던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만을 진정한 칼리프(이슬람 통치자)로 인정했다. ‘알리의 무리(시아트 알리)’라는 의미에서 시아파라고 불리며 수니파와 대립해 왔다. 전문가들은 1979년 급진적인 시아파 무리가 이란을 장악한 이슬람 혁명 이후 수니·시아파 간 유혈 분쟁이 더 심화했다고 보고 있다.

두 종파는 이슬람 경전 코란을 따른단 점에서 같다. 하지만 교리나 기도 등의 의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컨대 시아파는 아비 탈리브의 아들인 후세인 이븐 알리가 숨진 이슬람력 정월마다 최대 종교 기념일인 ‘아슈라’를 지내며 애도의식을 거행한다. 반면 수니파에 해당하는 이슬람 과격 단체 IS(이슬람국가) 등은 아슈라 기간마다 시아파를 상대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중동의 이슬람 무장 조직들도 종파가 각각 다르다. 예멘 후티와 레바논 헤즈볼라는 시아파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IS(이슬람국가) 등은 수니파다. 이번 충돌은 시아파 국가 이란이 수니파인 파키스탄에 있는 수니파 이슬람 단체 IS의 근거지를 공격한 후 파키스탄이 이란에 보복하면서 격화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수니파 단체 하마스를 후원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파 갈등을 떠나 ‘이스라엘’이라는 공통의 적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