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4 15:06:56
LITERATURE
『김환기』(대구미술관, 2018), p.131(installation view), p.133, pl.102.『백년기업 포스코가 만난 백년의 예술 텡 인 들녘』(포스코미술관, 2020), p.73.『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국립현대미술관, 2021), p.369.
EXHIBITED
대구미술관(대구), 《김환기》: 2018.5.22-8.19.포스코미술관(서울), 《백년 기업 포스코가 만난 백년의 예술 텡 인 들녘 - 김환기·박수근·이중섭》: 2020.7.23-9.22.포스코갤러리(포항), 《백년 기업 포스코가 만난 백년의 예술 텡 인 들녘 - 김환기·박수근·이중섭》: 2020.10.12-11.24.국립현대미술관(서울),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2021.2.4-5.30.
작품설명
김환기는 1963년 10월 뉴욕에 정착한 뒤 구상적 소재를 활용한 회화 작업에 머물지 않고, 내재적 심상과 모티프를 최소화하는 기하학적 형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와 같은 기법은 점차 한국 전통의오방색감을 활용한 색면 분할 구조의 회화로 발전했고 이후 더욱 단순한 형태의 점, 선이나 구의 형태로 응축됐다. 김환기가 추상회화에서 추구한 구성 표현의 최소화 방식은 궁극적으로 완전한 추상회화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캔버스 또는 코튼 천 위에 유화를 사용해 현실 공간의 재현이나‘도자, 새, 산월’ 등 한국적 전통 소재의 묘사나 해석이 아닌 작가의 내면 속에 머무르는 심상을 추상형식으로 취하며, 색과 점으로 표현하는 과정의 변화를 만들었다. 김환기가 뉴욕 시기 그의 작업실에서 마주한 캔버스는 오로지 그것이 구체적 대상의 재현을 위한 3차원의 공간성이 아닌, 먼 타국에서떠올린 그의 내면 속에 맺혀있는 한국적 주제나 사람을 포함한 자연물에 대한 추상이며 회화의 평면성을 인식해 풀어낸 행위였다. 작가는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에도 작업 바탕에 과거부터 이어온 자연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과거 서울과 파리에 거주하며 한국적 산월의 풍경을 그렸던 때부터 1963년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 참여 이후 미국에 거주하던 시기까지 가장 순수한 의미에서의 자연인으로평생 머물렀으며, 자연과의 원천적인 교감은 뉴욕이라는 현대 도시에서 더욱 심화되고 순화돼 간 것으로 보인다.1960-70년대 당시 서구의 모노크롬 회화의 방법론은 모더니즘 양식에 입각해 묘사와 재현의 미술 개념을 거부하고, 단색조표현법을 선보이기 위한 순수 추상회화 양식을 추구하던 시기였다. 이와 같은 색채와 구상의 미니멀리즘의 회화 방법론에는작가의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 형식의 색채 사용과 회화의 평면성을 인정하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김환기가뉴욕 이주 이후 제작한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의전면 점화 회화는 앞서 단색의 표현을 모티프로 한 모노크롬 회화 방법론과 달리, 물감의 농담을 달리 사용하며 색에 부분별로변조를 주고, 마치 소리의 울림이 퍼져 나가듯 한 동심원의 기하학적 배치가 나타난다. 또한 뉴욕 정착 초기부터 선보인 일명‘십자 구도’ 형상의 회화는 화면의 면 분할과도 같은 색면 구조가 드러났고, 이후 이어지는 전면 점화 양식에는 이러한 기하학적 분할의 양식이 세밀한 점들의 구조를 표현하는데에도 적용됐다. 따라서 김환기의 전면 점화는 화면 전체를 단일한 색조로칠해 회화의 평면성만을 강조한 기존 서구의 모노크롬 회화 양식과는 결을 달리함을 알 수 있다.뉴욕 시기, 1960년대 중후반부터 등장하는 전면 점화에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꾀하며 자신만의 양식을 완성했는데, 이는 그에게 많은 영향을 줬던 문학과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에기인한다. 마음속의 울림이라는 청각적 심상으로부터 눈으로감상할 수 있는 시각적 표현으로의 환원을 만들어낸 김환기의색점들은 그 점 하나하나에 울림과 퍼짐이 녹아져 있다. 작가는고향인 전라남도 신안 그리고 거주했던 서울을 떠나 머나먼 이국 땅, 뉴욕에서 고국을 떠올리며 깊은 사색에 잠겨 점을 찍기시작했다. 마음을 담아 무심한 듯 점을 찍고, 선을 긋고 그리고밤하늘의 별을 떠올리기도 때로는 그리운 사람들을 한 명 한 명생각하며 퍼져나가는 점을 작품에 담았다. 결국 그가 완성하고자 했던 점은 자신의 내면의 심상으로부터 표현한 추상 회화였으며, 그 대상이 무한한 점으로 평면 회화에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뉴욕시기 중 1970년을 기점으로 정점에 다다른 그의 점화작업은 서정적인 한국적 심상을 모티프로 한 모더니즘 양식의독창적인 순수 추상의 결정체로 자리매김했다.이번 경매 출품작은 1971년 제작된 점화이다. 다수의 전면 점화작품들이 김환기 특유의 푸른색 계통으로도 완성됐지만 일부 노란빛 또는 붉은빛의 점화로도 만들어졌다. 뉴욕 시기에 김환기는 작품을 제작하면서 작품의 뒷면에 숫자를 기재했고 작품 후면에 기재된 ‘1-Ⅶ-71 #207’ 내역을 보면 그 해 7월 1일제작을 시작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번호는 작품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기 시작한 1968년부터의 순서를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출품작은 1971년 7월 1일에 제작을 시작한 207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세로 긴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두 개의 큰반원의 마치 호의 형태로 화면이 구성돼있다. 캔버스 상단 끝부분부터 마치 아래로 퍼져 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선형적인패턴의 점들이 각기 네모난 칸 속에 천에 선염 된 것과 같이 모두 붉은색을 띠지만 모두 미세하게 다른 톤으로 퍼져 있음을 알수 있다. 전면 점화는 대형 화폭에 점을 찍고, 그 주변을 사각형으로 둘러싸는 기본 단위들이 무수히 반복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인 형상 속에 각각 붓의 세기,물감의 농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진 무한의 색점이 화면에 퍼지며 움직임이 느껴지는 양상이다. 무수히 찍혀 나간 점들은 한결같이 반복되는 패턴이나 엄격한 규격으로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화면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김환기는 유화라는 서양화 재료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마치 동양의 수묵화와같이 농담의 조절이나 스며듦의 개념을 적용시켰다. 출품작에서도 붉은 색감이 전면에 쓰였지만 시각적으로 거부감 없이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자연스레 천에 물감이 배어 나오는 듯이 표현된 점들로 화면이 구성됐기 때문이다. 점화의 이러한 물질적특성은 뉴욕 시기 초반에 여러 가지 여건들 때문에 신문지에 유화 또는 과슈 작업을 하면서 물성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진행했기에 가능했다. 캔버스 유화 작업에서 두텁게 물감이 올라갔던 1950년대 구상 회화와는 달리 그러한 질감이 사라지고, 점차 1970년대 제작된 작품으로 갈수록 물감이 얇게 펴 발려져번짐 효과를 극대화하는 양식으로 변화됐음을 알 수 있다. 출품작에서도 물감의 물성이 강하게 드러나기보다 인위적이지않은 자연적인 배합과 무한한 점들의 나열이 돋보여, 궁극적으로 현실의 시공간을 넘어 영원함을 선보이고자 했던 김환기의정신세계가 함축됐음을 알 수 있다. 화면 가득 채운 역동적인붉은 점들의 향연은 분할된 두 구역의 화면에서 회전하듯 구성돼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작가 내면의 정신을 담아 다시금 자연과 무한의 우주로 향하는 울림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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