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3 14:54:54
작품수록처
Whanki Museum, 김환기 뉴욕 1963-1974: 1992, p.79.
전시이력
FIAC 78: 1978.10.20-29.
작품설명
김환기의 작품세계를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하면 첫 번째는 1933년 일본 유학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로 추상회화의 모색기이며, 두 번째는 해방 이후부터 뉴욕으로 떠났던 1963년에 해당하는 시기로 전통 소재를 통해 한국적 미를 추구하던 시기다. 그리고 세 번째 시기는 뉴욕에서 작업하던 기간으로 1964년부터 그가 작고한 1974년까지이다. 이전시기 작품들이 엄격하고 절제된 조형성 속에 한국의 고유한 서정의 세계를 구현하였다면, 뉴욕시기에 들어서는 산과 달, 구름과 새 등의 구체적인 자연물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순수한 조형 요소인 점, 선, 면으로 대치되어 내밀한 서정적 세계의 심화를 보여주었다. 추상을 통해 자연과의 합일에 다다르던 뉴욕시기, 반복적으로 색점을 찍어 나가는 점화點畵가 등장하고 화폭은 수묵의 번짐처럼 얇은 채색으로 가득 채워졌다.
점화는 196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되어 1970년에 접어들어 전면점화全面點畵로 발전했으며, 작품의 크기와 화폭의 비율, 사용된 색채, 색점의 구성 등에 따라 서정의 세계가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특징적이다출품작은 청록색의 점들이 화면 가득 채워져 있다. 화폭 위, 작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 없이 채워진 점들은 일률적으로 이어진다. 색채의 얼룩으로 고착되지 않고 안으로 스미면서 밖으로 은은히 번진 점들은 한결같은 모습이면서도 점을 찍은 시점과 테두리를 그려 넣은 시점 등에 따라 그 크기와 간격, 농도가 달라 미묘한 리듬감을 형성해내 은은한 하모니로 화면 전체에 깊은 여운을 전달한다. 단순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하고도 다양한 짜임과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청록색의 전면점화는 1972년에 제작된 <18-II-72 #221>가 확인된다. 전면점화, 동색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서정의 세계가 또 다르게 다가온다.작품의 뒷면에는 ‘whanki 69-73’이 기재되어 있다. 1969년부터 1973년까지 오랜 기간 동안 고심하며 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작가의 서명과 제작기간을 가늠해 볼 수있는 기재내역 외에 작가 타계 이후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not for sale’이라는 문구와 전시출품내역도 함께 있다. Not for Sale. 작품에서 접하기 힘든 이 문구는 김향안 여사가 수화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별하여 전시출품하면서도 판매를 원치 않아 남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반자로, 조력자로서 늘 옆에서 함께 했기에 작품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익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예기치 못하게 떠나버린 사랑하는 이의 작품, 그가 아끼던 이 작품을 조금이라도 더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문구가 아닐까피악(FIAC)은 국제 화상들이 참가하는 미술전이다. FIAC 78은 5회째. P화랑이 FIAC 참가를 결정하고 환기(Whanki) 개전을 계획한 것은 화랑으로서나 환기로서나 성공적인 계획이었다.
이러한 화상들로 이루어진 국제전은 일찍이 스위스 로잔에서 시작되었다가 바젤로 옮겨지고 그 후 이태리의 볼로냐, 독일은 뒤셀도르프와 쾰른에서 해 걸러 열리고 미국에도 워싱턴과 뉴욕에 생겼다.이 미술 잔치는 일종의 화상들의 미술시장 같은 거지만 오늘이란 황금만능 시대가 만들어낸 장난 중에서는 제일 재미나고 아직도 인간과 예술의 존엄성이 실존된 행사임에 틀림없다. 또 가장 오랜 미술의 전통을 지닌 파리가 행사하는 파리 피악(FIAC Paris)이 으뜸가는 격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니고 진실로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가를 존경하는 관람객으로 십만을 이루는 사실이 중요성을 띠기도 할거다.오후 2시, 약속된 시간에 작품들이 A·5 회장에 반입되어 오다. 작은 공간에 작품 7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걸 것인가에 모두가 골몰하다.
Director F씨에 의해서 사진과 같이 진열되다. 김창렬, 정상화들이 진열을 돕다. 진열을 끝내고 오래오래 바라보다. 상 파울로 때와는 또 다른 감회가 서리다. 냉정하게 비판해보다.’- 1978.10.18.김향안(2005), 월하月下의 마음 김향안 에세이, Whanki Museum포인덱스터 화랑Poindexter Gallery은 김환기의 뉴욕시기 후반을 설명함에 있어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화랑이다. 작가가 뉴욕시기에 작품을 발표했던 화랑은 아시아하우스 화랑Asia House Gallery, 타스카 화랑Tasca Gallery, 고담 서적 화랑Gotham Book Mart Gallery, 포인덱스터 화랑, 슈레브포트 반웰 미술관Shreverport Barnwell Art Center으로 이 중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작품을 발표한 곳은 포인덱스터 화랑뿐이며, 포인덱스터 화랑에서의 개인전이 작품세계가 완숙기에 이른 뉴욕시기 후반에 집중되어 있기때문이다. 자신의 근작을 진실로 좋아해주었던 포인덱스터 갤러리와의 인연은 1971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매년 지속되어 작고 전까지 총 세 번의 개인전을 선보였으며, 사후에도 여러 차례 회고전이 기획되었다. 출품작 역시 1978년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제5회 FIAC에 포인덱스터 갤러리를 통해 전시되었다. 포인덱스터 갤러리의 피악 참가는 이때가 처음이 었는데 갤러리는 김환기의 작품들을 대표로 하여 참가하였고, 이듬해와 1980년, 1983년에도 김환기의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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