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탄수화물 덩어리? 고혈압·심혈관질환 예방하는 칼륨의 왕
빈센트 반 고흐가 1885년에 농민을 대상으로 그린 <감자를 먹는 사람들>. /원본 유화 스케치는 네덜란드 크뢸러-뮐러 미술관이 소장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민중의 삶을 화폭에 종종 남겼다. 그의 나이 42세에 농민을 대상으로 그린 <감자 먹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고흐 걸작 중 하나로 꼽히고, 고흐 자신도 가장 성공적인 그림으로 여겼다.
당시 고흐는 네덜란드 남쪽 뉘던 지역에 살면서 그림에만 몰두했다. 이 시기 그림은 주로 음침한 흙빛이었는데, 농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싶었고, 허름한 처지의 모델을 골랐다고 한다. 그림 속에서 식탁 위에 놓인 삶은 감자를 집으려고 내민 손은 거칠고 굵은데, 이들이 흙 속에서 감자를 직접 캤다는 것을 연상시킨다.
감자는 인류를 기아의 공포에서 구한 위대한 식품이다. 감자는 본래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지역에서 작황되어 식품으로 쓰였다. ‘콜럼버스의 남미 탐험’ 이후 16세기에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래됐다. 처음에는 하층민 식품으로만 이용되다가 18세기 후반 식량 부족을 해결하는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계기로 인구 증가가 크게 일어났다.
감자는 봄에 파종한 햇감자를 수확하는 6월 말이 제철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하지(夏至) 감자다. 얇은 껍질 속에 뽀얀 속살을 감추고 있다. 영양학적으로 감자는 탄수화물 덩어리로 오해받고 있지만, 열량이 감자 100g당 72칼로리로, 같은 용량의 쌀밥 145칼로리에 비해 절반이다. 식이섬유도 풍부하여 당이 빠르게 흡수되는 것을 줄인다.
의학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감자에 풍부한 칼륨 성분이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서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고, 혈관을 확장해 고혈압,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감자 한 개에는 800mg 이상의 칼륨이 함유돼 있는데, 칼륨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바나나(500mg)보다 많다. 성인 남녀 일일 칼륨 권장 섭취량은 약 3500mg이다. 굽거나 삶은 감자가 칼륨 보충제보다 수축기 혈압을 더 잘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된다. 혈압에는 감자다.
고흐 <감자>의 교훈. 우유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고 했던가. 캐서 먹는 감자가 제일이지 싶다.
'건강 . 의학 . 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80대에도 쌩쌩”...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의 7가지 특징 (0) | 2024.08.06 |
---|---|
습도·기압 높은 장마땐 관절 더 아파… 가벼운 스트레칭과 찜질로 관리해야.....파리 거리, 비 오는 날 (0) | 2024.07.04 |
당근과 토마토는 ‘이 방법’대로 먹어야 좋아요 (0) | 2024.06.22 |
'척추의 신'이 알려주는 허리 디스크 반창고 자세.....조선일보 건강 유튜브 '이러면 낫는다' (1) | 2024.05.30 |
로트레크의 '물랭루주 포스터' ..... 매독 환자 여전히 1만명… 절제가 病 막는다 (0) | 2024.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