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0 21:10:30
작품설명
通訓大夫司憲府監察李敬鎬六十八歲像
開國五百二十三年 癸丑 元月 下澣 從二品前定山郡守 蔡石芝 寫
통훈대부 사헌부 감찰 이경호 68세 상.
개국 523년 계축1913 원월元月, 1월 하순에 종이품 전 정산군수 채석지 그림.
지긋한 나이의 남성이 정면을 응시한 채 앉아 있다. 정자관을 쓰고 용 문양이 장식된 옥색 전복戰服을 걸치고 있으며, 안에 입은 흰색의 두루마기에는 매화와 대나무 문양이 수놓아져 있어 복식의 화려함을 더한다. 한 손에는 값비싸 보이는 선추 장식이 달린 부채를 쥐고 다른 한 손은 무릎 위에 살포시 얹어 두었으며, 팔자로 벌린 발에는 호피로 된 신을 신고 있는데 이러한 장신구와 복식으로 볼 때 꽤나 부를 축적했던 인물로 여겨진다.
우측에 ‘통훈대부행사헌부감찰 이경호육십팔세상通訓大夫行司憲府監察 李敬鎬六十八歲像’ 이라고 묵서 되어 초상의 주인공이 68세의 이경호임을 알 수 있지만 이 인물에 관해서는 사헌부감찰을 역임했다는 것 외에는 행적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인물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면 움푹 파인 눈과 잔주름, 입 옆으로 깊게 팬 팔자주름까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하다. 콧등, 광대, 눈 주위에는 하이라이트를 주었으며 옷 주름을 따라 명암을 넣어 입체감을 나타냈다. 눈썹 한 올, 수염 한 올까지 정성스럽게 그려내고 얼굴에 핀 검버섯, 점, 잡티까지 세세하게 표현하는 등 석지의 뛰어난 묘사력이 두드러진다. 흥미로운 점은 사실적인 얼굴 표현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신체적인 특징까지 포착해 화면에 그대로 옮겼다는 점이다.
인물의 왼손을 자세히 보면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다소 어색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당시 ‘털 끝 하나라도 틀리면 그 사람이 아니다’라는 전통 초상화의 양식에 따라 실제 손의 모습을 그대로 화폭에 담아낸 것이다.출품작은 ‘개국 523년 계축년1913’에 제작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개국 523년은 갑인년인 1914년인데, 이는 개국 연도를 오기한 것으로 여겨지며 간지인 계축년, 즉 1913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좌측 상단에는 ‘전 정산군수 채석지前定山郡守 蔡石芝’라 쓰고 ‘석지石芝’, ‘정산군수채용신신장定山郡守蔡龍臣信章’의 인장을 찍어 그가 제작했음을 명기하고 있다. 채용신이 초상 화가로써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던 시기로 꼼꼼한 필력, 사실적인 얼굴 묘사, 음영을 사용한 입체적 표현 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20220628 : S : 38,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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