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李聖子 : 1918~2009) : Quand La Terre S'allume : When the Earth Lights Up : oil on canvas : 60.1☓49.5cm (12) : 1959년
by 주해2022. 12. 4.
2021-02-09 19:41:53
LITERATURE
『이성자, 예술과 삶』(생각의 나무, 2007), p.26.『이성자』(마로니에북스, 2007), p.113, pl.13.『이성자: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국립현대미술관, 2018), p.55, p.257.
EXHIBITED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이성자: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2018.3.22-7.29.
작품설명
이성자는 1951년 파리로 건너가, 작고할 때까지 60여 년 간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다양한조형적 실험과 탐색의 시기를 보냈다. 1953년, 그는 ‘그랑드 쇼미에르Grande Chaumiere’에서 본격적으로회화를 배웠는데, 스승인 앙리 게츠Henri Goetz 1909-1989의 영향으로 자유로운 추상화에 깊이 매료됐다.이후 1950년대 후반부터 회화는 점차 붓 터치가 조밀하게 부서지며 색면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나아갔고, 이 시기 작가의 작품에는 경계가 흐트러진 선과 면이 구축적이면서도 화면의 질감을 강조하는 추상 작업이 등장했다.이번 출품작에서도 사각형, 선, 점과 같은 기하학적 형태들이 화면의 조형 요소를 이루고 있다. 잘게 반복된 붓 터치로 이뤄진 형상들은 딱딱함보단, 부드럽고 느슨한 느낌을 준다. 화면 전반 푸른회색빛의 바탕 아래로 다양한 물감 층의 색이 내비치며, 두터운 마티에르가 형성돼 촉각적인 감상을 자아낸다.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청신한 푸른색의 도형, 채도가 높은 노란 점 그리고 다홍빛의 짧은 획은 화면에 산뜻함을 더한다. 또한, 작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는 자연의 소재로 자신의 회화에 근간을 이루는 서정적 정서를 화면에 드러낸다. 이성자는 1958년 ‘라라 뱅시Lala Vincy’에서 첫 개인전을 열면서 ‘대지’를 주제로 한 작품들로 파리 화단에 진출하게 된다. 출품작이 그려진때의 회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기하학적 형태들은 그가 떠나온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기호로써 택한 조형언어이며, 머나먼 이국의 땅에 새롭게 뿌리를 내리는 자신의 상황을 화폭에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