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인처럼 하루 두 번 꽃내음을… 감기 후유증으로 잃은 후각 좋아져
영국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1908년에 그린 〈장미의 영혼〉. /개인 소장
영국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1849~1917년)는 59세에 <장미의 영혼>이라는 그림을 완성했다. 꽃의 영혼을 그림으로 표현하라고 했을 때, 아마도 워터하우스의 그림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
여인은 장미 냄새를 맡으려고 앞으로 몸을 기울인다. 그녀의 반쯤 감긴 눈은 꽃의 향기와 여인의 영혼이 만나는 느낌을 준다. 장미의 영혼은 사랑 또는 열망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후각은 뇌와 바로 연결된 감각이다. 냄새를 인식하는 과정은 이렇다. 냄새 입자가 공기에 실려 콧속으로 들어오면 비강 천장의 후각 수용체가 이를 감지한다. 수용체는 감지한 냄새 입자의 화학적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후각신경으로 전달한다. 냄새 신호가 후각신경을 통해 뇌에 도달하면 무슨 냄새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은 “냄새를 못 맡는 후각 장애는 코가 막혀 냄새 입자가 후각 수용체에 도달하지 못하는 전도성 장애와 냄새 입자가 수용체에 도달해도 신경이 반응하지 않거나 뇌가 냄새를 구분해서 인식하는 못하는 감각신경성 장애로 나뉜다”며 “전도성 후각장애는 대개 비염이나 축농증 등 콧속 염증으로 코가 막혀 발생하는데,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70~80%는 회복되나 일부는 치료 후에도 여전히 후각 장애가 남아 있는 감각신경성 장애를 보인다”고 말했다. 감각신경성 후각장애는 주로 바이러스성 감기를 앓고 난 후의 후유증, 노화,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치매 등에서 생긴다.
이 원장은 “찰흙을 손으로 주물러 모양을 만들듯이 후각신경도 특정한 환경에서 자극 훈련을 하면 민감도가 높아지는 후각 가소성을 갖고 있다”며 “감각신경성 후각 장애가 있을 때 장미, 레몬 등 후각 자극 향기를 하루 두 번, 10~15초씩 맡는 방식으로 후각 재활 훈련을 하면, 후각이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 영혼도 향기로 교류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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