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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추사 김정희(金正喜 : 1786~1856) : 완당간서첩(阮堂簡書帖) : Album of Letters : ink on paper : 57.5☓32.0cm (15pcs)

by 주해 2022. 12. 11.

2021-08-13 19:11:06

 

 

LITERATURE

완당전집Ⅰ(민족문화추진회, 1995)

 

작품설명

추사 김정희는 1840년 윤상도 상소에 연루되어 제주도에서 약 9년간의 유배생활을했다. 이 후 1848년 해배 후 3년 뒤 절친한 친구였던 권돈인의 일에 연루되어 다시함경도 북청으로 2년간 유배생활을 하게 된다.출품작은 제주도와 북청 유배시절을 아우르는 시기의 추사 김정희 서간들을 모은작품으로 제주도 유배시절의 편지가 11통, 그리고 해배되어 제주도를 떠나는 무렵에쓴 편지 1통, 그리고 함경도 북청 유배시절의 편지가 3통이 실렸다. 추사의 50-60대글씨를 아우르는 이 서첩에는 편지와 피봉까지 온전히 전하고 있으며 표제는 추사이후 일인자라는 칭송을 들었던 우당 유창환이 단정한 예서로 써 내렸다.둘째 동생 명희에게 주는 편지(전략) 소식이 있은 이후로 또한 늦여름이 되어 삼복 더위가 더욱 심해지니, 이 지역의 장기瘴氣로 인한 괴로움을 또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다시 생각하건대, 온 집안이 한결같이 편안하고, 사중舍仲은 더운 신수가좋아져서 기거 동작과 잠자고 먹고 하는 것들이 모두 손상됨이 없으며,사계舍季 또한 편히 지내고, 크고 작은 제반 상황이 모두 걱정되는 것이나없는가?중수仲嫂께서는 남은 병기病氣가 다시 발작하지나 않으며, 우의 아내의 병세는 얼마나 퇴치했다는 기별이나 있었는가? 이것은 아마 초학初瘧의 증세이므로, 의당 가을이 되어 한계가 차면 절로 나을 듯하니, 쓸데없는 처방을 섞어 써서 한갓 원기만 손상시키지 말아야하네. 두 자씨와 늙은 서모庶母도 한결같이 편안하신지 여러가지로 간절히 염려가 되네.나의 상황은 지난번 편지 내용과 비교하여 별로 덧붙일 것은 없으나, 코의 병세는 전과 같은데 입속의 열기는 갑절이나 더 치성하여 모든 치아가 다 흔들려서 점차로 더욱 음식물을 씹을 수 없어 한 달 이전까지 먹었던 식물도 지금은 씹어 삼키지 못하는 형편이네. 이 때문에 먹는 것이 줄어들었는데, 위에서는 비록 받아들이려고 하나 또한 어쩔 수가 없으니,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안安, 하인의 이름자임의 학질은 가끔 다시 발작하곤 하니, 이것이 걱정스럽네. (후략)막냇동생 상희에게 주는 편지(전략) 두 번째 서신이 온 뒤로는 예전의 처소에 더 이상 오래 머물 수가없어 속히 돌아갈 행장을 꾸렸는데, 아이의 정밀하고 자상함과 철규의근간으로써 능히 7일 이내에 10년 동안에 걸친 온갖 번쇄한 일들을 다처리하였네. 그리하여 7일에는 대정大靜에서 출발하여 본주를 향해 가다가 본주의 밑 김리金吏, 성이 김씨의 아전의 집에서 하룻밤을 묶고, 양일 동안연달아 바람을 무릅쓰고 길을 걸었으나 다시 몸에 손상을 입지는 않았네.그리고 포구로 내려와 순풍을 기다리는 데에 있어서는 아직 정한 계획이 없네. 이것은 반드시 여러 사람의 말이 대략 서로 같은 다음에야 할수 있는 일이네. 그런데 들으니 오늘 저녁에는 바람이 있을 것이라고 한것 같으나, 잠시 바람이 있다 해서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하니, 가히 내 맘대로 곧장 나갈 수도 없어 일시적으로 민망하고 절박할뿐이네. 아이가 들어온 이후로는 다시 나가는 배가 없어 재문再文의 무리로 하여금 먼저 포구에 내려가 있게 하였으나 끝내 세밀에 되돌아오고 말았네. 오늘 저녁의 바람도 기필하지 못하여 먼저 팔룡八龍으로 하여금 편선便船을 이용하여 가도록 하였는데, 과연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네.(후략)새해가 되고 보니 해상海上에 머무른 지가 꼭 9년이 되었네. 가는 것은 굽히고 오는 것은 펴지는 법이라, 굽히고 펴짐이 서로 감응하는 이치는 어긋나지 않는가 보네. 더구나 지금은 큰 경사가 거듭 이르고 성효가 더욱빛나서, 온 나라 백성들이 기뻐하여 춤을 추고 큰 은택이 사방에 미치니,비록 나같이 험난한 곤경에 빠진 사람도 빛나는 천일天日 가운데서 벗어나지 않는지라, 묵묵히 기도하여 마지 않네. 그리고 별도로 사사로이 두손 모아 축하하는 것이 있네. 사중의 회갑이 또 요즈음인데 백발의 형과아우가 서로 즐겁게 모일 수 있겠는가? (중략)경향 대소가의 장정이나 노약자들도 한결같이 편안한가? 지난해 검손의돌상에서 길상의 징조가 이미 많이 나타났으니, 그처럼 큰 병을 앓은 나머지에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네. 또 1년을 더하였으니 대단히 기쁘네. 검손의 어미는 또 순산하여 연달아 득남을 하였는가?모질고 완악한 나도 또 신년 사람이 되었으나, 병세는 점점 더 고질화되어가고 일체 지난번의 편지에서 말한 바와 같이 조금도 더하거나 덜한것이 없네. 아이와 여러 아랫것들은 아직 무량하니, 이것이 다행이네. 전번의 편지도 아직 발송하지 못하고, 또 신년의 안부 편지를 대략 이와 같이 두어 자 적어 부치노니, 어느 날에나 전번의 편지가 발송되어 오늘의이 안부 편지와 서로 뒤바뀌어 들어가지 않게 될 지 모르겠네. 이것이 자못 걱정이네. 나머지는 모두 남겨 두고 다 기록하지 않네. (후략)둘째와 막냇동생에게 함께 보내는 편지화사畵士가 가는 편에 보낸 편지는 앞서 받아봤으리라 생각하네. 그사이연이어 내린 비로 풍년의 기미를 보이고 보리 수확이 풍성한데 기호 지역 또한 모두 풍작인가? 이곳은 며칠 동안 아침 안개가 마치 장기瘴氣처럼 퍼졌는데 바다와 가까운 이곳에 늘상 있는 일이지만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고 하네. 복날이 가까우며 여름의 삼 분의 이가 지나 더이상 추이가 없을 듯하네.(중략) 나는 어제도 오늘도 어리숙하게 지내며 아직 별 탈은 없네만 애써 노력을 다해 날마다 동정東井, 동쪽에 있는 샘물을 마시는데 적합한 점이 있는듯하네. 기일朞日이 멀지 않아 정리情理가 매우 남다른데 노년의 마음 더욱더 추스르기 어렵네. 하지만 어쩌겠는가. 파리가 기도箕都, 평양보다 심해서먹 갈아 글씨를 쓸 수가 없네만 모기는 적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순찰사의 아들 진사進士가 물을 마시러 오는 길에 찾아왔는데, 나이가 스무 살인데 중후하고 고아해서 큰 성공의 기쁨을 가져다줄 것 같고, 전통있는 집안의 소년이 미래에 훌륭한 인물이 될 것 같아 찬탄해 마지않았네. 류군柳君도 찾아왔는데 객지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네. 본영營 전최殿最, 관원 평가가 올라가는 인편에 간략히 몇 자 적으며, 여타의 이야기까지 다 적진 못하네. 그럼 이만.임자년1852 5월 29일 백루伯累, 유배중인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