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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문화 . 시사

두 세계의 대충돌… 5만 셀주크에 비잔틴 20만이 무너졌죠...만지케르트 전투

by 주해 2022. 12. 1.

2020-10-22 12:00:29

 

[숨어 있는 세계사] 두 세계의 대충돌… 5만 셀주크에 비잔틴 20만이 무너졌죠

 

[숨어 있는 세계사] 두 세계의 대충돌… 5만 셀주크에 비잔틴 20만이 무너졌죠

[숨어 있는 세계사] 두 세계의 대충돌… 5만 셀주크에 비잔틴 20만이 무너졌죠

newsteacher.chosun.com

 

만지케르트 전투

오늘날 터키와 이란 사이에 위치한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제주도 넓이 두 배가 넘는 땅(나고르노카라바흐)의 영유권을 다투며 교전을 벌이고 있어요.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를 프랑스가 지원하고,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터키가 지원하면서 일각에선 이 교전을 '21세기 십자군 전쟁'에 비유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약 950년 전 이 지역에서 기독교 국가인 비잔티움 제국과 이슬람 국가인 셀주크튀르크 간 첫 번째 대충돌이 있었답니다. 1071년 벌어진 만지케르트 전투이지요.

◇동서로 분열된 로마 제국

이탈리아 반도의 작은 도시 국가였던 로마는 기원전 2세기 포에니전쟁에서 북아프리카 카르타고를 무찌르고 대제국으로 발전했습니다. 원래 다신교 국가였지만 테오도시우스 1세(재위 379~395년)가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선포하면서 본격적인 기독교 문화가 뿌리내렸지요.

 1071년 셀주크튀르크군 5만명과 비잔티움 제국의 20만 대군이 오늘날 터키 동부 지역에서 벌어진 만지케르트 전투(1071년)에서 대대적으로 맞붙은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에요. /위키피디아

테오도시우스 1세가 두 아들에게 로마 제국을 절반씩 나누어주면서 로마는 395년 동서로 분열됐습니다. 로마를 중심으로 한 서로마 제국은 476년 게르만족에 의해 일찌감치 멸망했어요. 하지만 콘스탄티노폴리스(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를 중심으로 한 '비잔티움 제국'은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재위 527~565년) 때 옛 로마 제국의 영토 대부분을 되찾으며 전성기를 누렸어요. 오늘날 터키는 물론 그리스, 이탈리아, 예루살렘, 시리아, 북아프리카까지 최대 영토를 확보했지요. 아름다운 모자이크 성화와 거대한 돔으로 '비잔티움 문화의 정수'로 찬사받는 성 소피아 성당도 이때 건립됐어요.

◇비잔티움이 패배한 만지케르트 전투

그러나 비잔티움 제국은 7세기부터 사산왕조 페르시아(오늘날 이란), 이슬람 세력 등과의 대립으로 점점 세력이 축소됐습니다. 그러던 중 11세기 이슬람교로 개종한 유목 민족 셀주크튀르크가 비잔티움 제국이 지배하던 소아시아 일대를 공격했어요. 셀주크튀르크군 5만명과 비잔티움 제국의 20만 대군이 오늘날 터키 동부 말라즈기르트에서 벌어진 만지케르트 전투(1071년)에서 대대적으로 맞붙었지요.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 전쟁에서 셀주크튀르크는 큰 승리를 거뒀고,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로마누스 4세는 포로로 잡혀가는 굴욕까지 겪었답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셀주크튀르크는 서아시아 지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죠. 그래서 이 전쟁을 비잔티움 제국의 쇠퇴를 가져온 결정적인 전투로 꼽아요.

1077년 셀주크튀르크가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성지인 예루살렘을 점령하면서 양 세력 간 갈등이 폭발합니다. 기독교 순례자들은 더 이상 마음대로 예루살렘에 갈 수 없게 됐죠. 위협을 느낀 비잔티움 제국 황제가 로마 교황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 간 길고 긴 '십자군 전쟁'(1096~1272년)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유럽 연합군인 십자군은 예루살렘을 탈환하는 데 실패했답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비잔티움 멸망

하지만 셀주크튀르크의 전성기도 오래가지 못했어요. 13세기 몽골에 의해 멸망한 거죠. 이후 소아시아 일대에는 튀르크족 중심의 '오스만 제국'이 수립됐어요.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폴리스를 함락하면서 비잔티움 제국의 역사도 막을 내렸습니다. 기독교를 믿던 비잔티움 제국 백성들은 갑작스럽게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아야 했고, 성 소피아 성당도 이슬람 모스크로 개조되었죠.

이후 오스만 제국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3대륙을 호령하는 대제국으로 성장했어요. 오스만 제국은 세금만 잘 내면 자신의 종교와 문화를 유지할 수 있게 했고, 이 지역에는 비잔티움·페르시아·이슬람·튀르크 문화 등이 융합된 국제적인 문화가 발전했습니다. 19세기 이후 이 지역은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는 분쟁 지역이 됐습니다. 성 소피아 성당 역시 박물관으로 이용되었다가 지난 7월부터 다시 모스크가 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