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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근현대 미술

박서보(朴栖甫 : 1931 ~ ) : 묘법 No.941120 Écriture No.941120 mixed media with Korean paper on canvas : 130.5☓162.0cm (100)1994

by 주해 2022. 12. 27.

2022-09-18 10:55:15

 

 

 

작품설명

“ 1989년에 이르러 박서보의 작품세계에 다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은 바로 한지韓紙, 그 중에서도 닥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의 묘법 연작이 제소gesso나 물감을 이용하여 화면의 바탕을 준비한 것이었다면, 이 시기로부터는 닥종이를 겹겹이 화면에 올린 뒤 그 위에 제소나 유색의 물감을 얹어 종이를 적신 뒤, 다시 먹을 붓고 손가락이나 도구를 이용해 종이를 밀거나 흔적을 내는 방식으로 작업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종이작업의 특징은 유화나 아크릴 물감으로는 불가능한 화면의 물질적 존재감을 구현할 수 있다는데 있다. 무엇보다도 화면에 균일한 패턴을 만들어낸 뒤 그것을 가벼운 터치를 통해 지우거나 부수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회화와 무관심한disinterested 유희의 경계를 오가는 현란한 제스츄어를 시각화하고 있다.”– 유진상「박서보 : 경계를 넘어서는 ‘쓰기’」, 『PARK SEO BO』(국제갤러리, 2010), p.33.한지의 물성으로 변화를 나타낸 후기 묘법은 ‘지그재그 묘법’과 ‘수직 묘법’으로 차례로 전개된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지속된 ‘지그재그 묘법’은 물에 젖은 한지를 불연속적으로 그어내려 작은 이랑들을 생성하고 부분적으로 무리를 이루며 화면 전체를 자유롭게 유동한다.

출품작 또한 한지의 물성과 반복적 신체 행위의 일체화를 보여주며 수직, 수평 그리고 대각선으로 밀어낸 두툼한 요철들이 화면 위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무리 지어 나타난다. 또한 자유분방함을 유지하면서도 이후 ‘수직 묘법’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구획을 구성하려는 흔적들이 남아있어 후기 묘법의 변화 흐름을 잘 보여준다.

 

20220927  :  S  :  HP : 530,000,000

추정가  KRW 400,000,000 600,000,000

USD 294,100 ~ 44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