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대륙에 있는 구겐하임미술관… 超국가적 연결이 ‘우리 힘’입니다
최근 방한한 마리엣 웨스터만 구겐하임미술관장 겸 CEO가 LG아트센터 서울을 배경으로 서 있다. 지난 6월 취임한 그는 뉴욕뿐 아니라 4개 미술관을 총괄하는 CEO로 첫 공식 직함을 얻게 된 관장이다. /LG
“구겐하임의 파워는 초(超)국가적인 특성에서 나옵니다.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뉴욕에서부터 빌바오, 베네치아, 아부다비까지 3개 대륙, 4개 미술관에 걸쳐 연결돼 있죠. 또 하나는 현대미술에 대한 믿음. 작가들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환경에서 중요한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들의 역할을 믿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리엣 웨스터만(62) 구겐하임미술관장 겸 CEO는 구겐하임 경쟁력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그는 뉴욕뿐 아니라 4개 미술관을 총괄하는 CEO로 첫 공식 직함을 얻게 된 관장이다. 최근 방한한 웨스터만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특별전과 광주비엔날레까지 둘러보며 한국의 현대미술을 폭넓게 살펴볼 기회가 됐다”며 “한국의 미술 생태계가 체계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가 열려 화제가 됐다. 그는 “전시를 보고 놀랐다. 오노 요코 같은 일본 작가들만 알고 있었는데 1960~70년대 한국에서 실험적인 작가들의 커뮤니티가 굉장히 컸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뉴욕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최근 K미술이 부각되는 데 대해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 K팝은 거기에 기여한 일부일 뿐, 미술 작가들도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미술·음악·영화 같은 분야가 개별적으로 존재했다면, 이제는 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다른 영역에 영향을 주면서 관심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기조를 볼 수 있다”고 했다. “LG나 삼성, 현대 같은 기업의 기술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작가들이 세계 곳곳에서 많이 활약하는 건 한국이 아트 생태계에 굉장히 투자를 많이 한 결과이기도 하다.”
마리엣 웨스터만 구겐하임미술관장 겸 CEO는 "지구상의 모든 문제를 질문하고 상상력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오늘날 미술관장의 역할"이라고 했다. /LG
네덜란드 미술사 전문가인 웨스터만 관장은 뉴욕대 미술사 연구소 교수, 멜런 재단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인류는 지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예술이 결국 많은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구겐하임미술관은 LG의 후원으로 기술을 기반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발굴, 지원하는 ‘LG구겐하임 어워드’를 진행하고 있다. 1회는 인공지능 작가인 스테퍼니 딩킨스, 2회는 대만 출신 작가 슈리칭이 받았다. 웨스터만 관장은 “기술을 이용해서 어떻게 혁신할지 고민하는 작가뿐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비판할지 연구하는 작가들에게도 상이 열려 있다”고 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지구상의 모든 문제가 미술관 안으로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나 기후 변화 문제를 다양한 예술 생태계에서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오늘날 미술관장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작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 좋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상상력의 공간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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