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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요지연도 瑤池宴圖 : ink and color on silk : 430.4×159.2cm (twelve-panel screen)

by 주해 2024. 4. 10.

작품 설명

화면 가득 연운을 드리우고 중앙에 서왕모西王母가 사는 곤륜산崑崙山 요지瑤池에서 열린 연회의 장면을 채운 작품이다. 그녀의 정원에는 삼천 년에 한번 열매 맺는 천도나무가 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잔치가 벌어진 모양새다. 요지의 주인답게 서왕모는 한껏 치장한 모습이며,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때마침 이곳을 순시하다 초대 받은 주나라 목왕穆王이 일월관을 쓰고 관복을 차려 입은 채 연회를 감상하고 있다. 마당에서는 악대의 흥겨운 연주가 울려 퍼지고 암수의 봉황과 무녀가 노랫가락에 맞춰 춤을 추며 연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중이다. 잔칫상에는 천도와 석류, 영지 등 온갖 귀한 영물들이 한 가득 차려졌으며, 시중들은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손님을 맞이한다. 저 멀리 바다에서는 구름을 타고 넘어오는 신선들의 모습이 보이며, 잔치에 초대받은 손님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기물을 타고 이동 중이다. 하늘에서는 사천왕을 거느린 부처와 그 아래 사자와 백상에 올라탄 문수·보현보살의 모습이 보인다. 하단으로 내려가면 거북이를 타고 이동하는 황안, 유자선과 함께 한 여동빈, 호리병을 든 이철괴, 술병을 든 채 잉어를 탄 이백, 엽전으로 두꺼비를 꾀는 유해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우측 하단에는 일각우를 타고 오는 노자의 모습이, 좌측 하단에는 주왕을 모시기 위해 대기 중인 가마와 팔준마가 그려졌다.
출품작은 요지연도가 주로 8폭 내지 10폭으로 제작된 것과 달리 무려 12폭으로 이뤄진 대형 병풍으로, 보존 상태가 좋고 폭의 누락 없이 온전하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화려한 채색과 숙련된 필치로 연회가 베풀어지는 곤륜산의 풍경, 궁전의 장식 및 기물까지 다채롭고 꼼꼼하게 표현한 솜씨가 드러난다. 배경의 골조를 이루는 곤륜산의 암석을 채운 청록의 안료와 태점이 눈에 띄며, 높은 누대와 전각은 자를 대고 그린 계화界畵의 형식으로 제작했다. 또한 유불선을 수용한 다양한 도상적 상징물들을 통해 장수·부귀·다복 등 간절한 염원을 담아 제작한 장식화의 대표적인 수작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20240424 : S : 추정가  KRW 450,000,000 ~ 800,000,000 :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