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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곽분양행락도 郭汾陽行樂圖 : gold powder, ink and color on paper : 389.6×144.2cm (eight-panel screen)

by 주해 2024. 4. 10.

작품 설명
 
당나라 명장 곽자의郭子儀, 697-781의 생일 연회 장면을 묘사한 작품으로, 8폭의 연결병풍 속에 부귀와 공명으로 가득한 한 인물의 행복한 만년을 묘사해 놓았다. 곽자의는 당대 9년간 나라 전체를 뒤흔들었던 안록산의 난755-763을 진압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무관으로서 칭송 받았을 뿐 아니라 85세까지 장수하고 부인 왕씨王氏와의 사이에서 여러 자손을 남기는 등 개인의 삶도 부유했다. 이처럼 평생 부귀와 장수를 누렸으며 자손들 또한 번창한 그의 일생은 부귀공명의 상징이 되어, 오랜 기간 다양한 문학작품과 회화의 주제가 되어 왔다. 작품을 살펴보면 주인공인 곽자의는 화폭의 중앙 천막 아래 앉아 있으며, 부인 왕씨는 2층 누대에서 연회를 감상 중이다. 곽자의 주위에 자리한 아들, 손자들은 함께 무희의 춤과 음악 연주를 즐기는 모습인데, 여덟 명의 아들과 일곱 명의 딸들로 시작해 수십 명으로 번창한 그의 자손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우측에는 부녀자들의 다양한 활동과 아이들의 평안한 일상을 담았다. 이들의 놀이하는 모습은 마치 백동자도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하다. 좌측 정원에서는 선비들이 누각에 누워 신선놀음 중으로, 이처럼 집안 곳곳에서 풍악소리와 웃음이 가득하고 향연을 찾아온 손님들은 밤이 늦도록 끊이질 않는다. 더불어 연회가 벌어지는 장소인 화려한 대저택의 모습과 다양한 수목, 산세는 그의 삶을 한 층 더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연회용 천막을 올린 중앙을 기점으로 우측에는 안채와 행랑채를, 좌측에는 정원을 배치했는데 그 규모가 대궐 못지않은 기개를 자랑하며, 자리에 참석한 여러 고관들의 모습 또한 곽자의의 위풍당당한 위세를 드러내주고 있다. 전반에 쓰인 화려한 채색과 꼼꼼한 필력이 돋보이며, 전각의 장식 등에는 금분을 더하는 등 귀한 안료가 쓰인 궁중 채색화의 일종임을 알 수 있다. 모본을 토대로 도상에 가감을 더해 배치했으며, 8폭의 긴 연결병풍 안에 화면 가득 짜임새 있는 구성을 이뤘다. 이처럼 곽자의가 지녔던 다양한 자손복·재물복·인복·여복이 그려진 행락도는 예부터 선조들이 무엇을 염원하고 바랐는지 짐작케 하는 주요한 매개체이자 당대 많은 공력이 들어간 화려한 장식화 임을 알 수 있다.
 
 
20240424 : S : 추정가  KRW 300,000,000 ~ 500,000,000 : 출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