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 캔 스피크' 실제 인물
"위안부단체에 30년간 이용 당해… 성금 어디에 쓰는지도 몰라"
與비례 당선 윤미향 향해 "사욕 차리려, 위안부 문제 해결않고 애먼 데 가나"
위안부단체 "할머니가 오해" 반박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구명 운동에 앞장서온 이용수(92) 할머니는 7일 "28년간 이어온 수요집회에 더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학생들이 (수요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귀한 돈과 시간을 쓰지만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면서 "올바른 역사 교육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대화를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또 집회를 주도해온 정의기억연대 측에 대해 "자기들과 함께하는 할머니는 피해자라며 챙기지만, 단체에 없으면 피해 할머니라도 신경 안 쓰는 걸 봤다"면서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고 비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수요 데모를 마치겠다"며 "이것 때문에 학생들 마음의 상처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의기억연대를 비판하며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은 할머니들한테 쓰이지 않고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관련 단체에서 발간한 피해자 할머니 증언 기록집에 대해서도 "증언 내용이 잘못돼 있는데 왜 책을 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마스크 수백 장이 든 상자를 갖고 온 할머니는 "일본이 우리에게 미운 짓을 했지만 코로나로 고통받는 것은 별개"라면서 "나도 뜻을 함께하는 분들과 함께 모은 마스크를 기부하려 한다"고 했다.
7일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찻집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수요 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환 기자
그러면서도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은 확실히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할머니는 "수요집회를 없애더라도 사죄와 배상은 백 년이고 천 년이고 가도 받아야 한다"며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선 데모가 아니라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대구에 있는 역사관을 교육관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중구에는 2015년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만든 '희움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이 있다. 할머니는 "데모를 마치고 일본·한국 간 젊은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친하게 지내야 한다"며 "교육관을 지어서 당당한 교육,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해서 양국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요집회를 주도해온 이용수 할머니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은 상징적으로 여겨진다. 공식 명칭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인 수요집회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1992년 1월 8일 수요일 당시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총리 방한 때 시작됐다. 지난 6일로 총 1438차를 맞았다.
이용수 할머니는 또 4월 선거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게 "자기 사욕 차리려고 위안부 문제 해결 안 하고 애먼 데 가서 해결하겠다고 한다"며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함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때 의회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 일화를 토대로 2017년 영화 '아이캔스피크'가 개봉했다. 주연 나옥 분을 맡은 배우 나문희씨의 실제 모델이 이용수 할머니다.
이날 할머니의 주장에 대해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기부금은 할머니들의 생활 지원에도 쓰이고 있다"면서 "2016년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해 일부 할머니께 성금 1억원을 드린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집회를 통해 들어온 성금 등 회계 상황 역시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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