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키아프 찾는 ‘해외 큰손’ 노려라… 굵직한 전시 쏟아져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작 ‘전사(Warrior). 지난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472억원에 판매돼 현재까지 아시아 경매에서 거래된 서양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티
가장 뜨거운 ‘현대미술 수퍼위크’가 도래했다.
이번 주 개막하는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6~9일)과 ‘키아프’ (Kiaf·6~10일) 기간에 맞춰 서울 한남동·청담동·삼청동의 갤러리들이 올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전시를 쏟아내고 있다. 앨릭스 캐츠, 도널드 저드, 데이비드 살레, 아니시 카푸어, 요시토모 나라 등 세계적 거장들이 앞다퉈 개인전을 연다. 경매사들도 ‘억’ 소리 나는 작품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 기간 방한한 해외 인사는 약 8000명. 올해는 코로나로 막혔던 중국의 ‘큰손’ 컬렉터들까지 더해 1만 명 넘는 글로벌 미술 관계자와 컬렉터,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 강남 도산대로 호림아트센터 1층에 문을 연 화이트큐브 서울 외관.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 (Theo Christelis)
◇서울에 지점 연 英 화랑 화이트큐브
영국의 유명 화랑 화이트 큐브가 서울에 지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이어 두 번째. 화이트큐브 서울은 300㎡(약 91평) 면적으로 서울 강남 호림아트센터 1층에 문을 열었다. 개관전 ‘영혼의 형상’(5일~12월 21일) 개막을 앞두고 2일 열린 프레스 프리뷰에서 양진희 화이트큐브 서울 디렉터는 “국제적인 근현대 미술을 선보이는 화이트 큐브가 한국의 역사와 풍성한 시각 문화를 조명하는 호림박물관과 한 공간에서 조우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5일 시작하는 화이트큐브 서울 개관전 '영혼의 형상' 전시장 전경.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 (Theo Christelis)
개관전은 화이트 큐브 대표 작가인 영국의 트레이시 에민부터 한국의 젊은 작가 이진주까지 7인을 소개한다. 제이 조플링 화이트큐브 CEO는 “작년 프리즈 서울에서의 성공을 통해 세계적인 예술 시장에서 서울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때마침 호림박물관도 ‘꽃을 사랑한 조선’을 주제로 ‘조선양화(朝鮮養花)-꽃과 나무에 빠지다’ 특별전을 2일 개막했다. 우리 옛 그림, 도자기와 21세기 글로벌한 현대미술을 나란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앤디 워홀의 ‘자화상(Self-Portrait)’. /크리스티
◇472억 바스키아, 304억 뱅크시
경매사들도 전시를 꾸몄다. 크리스티는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장 미셸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의 2인전(5~7일)을 연다. 10여 점의 가격만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가 넘는 대작들이 왔다. 바스키아의 1982년작 ‘전사(Warrior)’는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를 통해 약 472억원에 팔린 작품. 앤디 워홀의 ‘자화상’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달 31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서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의 문제작 '사랑은 휴지통에'가 국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이 작품은 새로운 이름 '풍선 없는 소녀'로 발표됐다. /뉴시스
소더비는 인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의 304억원짜리 문제작 ‘사랑은 휴지통에’를 5일부터 두 달간 선보인다. 낙찰되는 순간 절반이 파쇄돼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풍선 없는 소녀’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필립스 옥션도 송원아트센터에서 특별전 ‘Briefly Gorgeous : 잠시 매혹적인’(1~9일)을 열고 알렉산더 칼더, 데이비드 호크니, 스콧 칸, 헤르난 바스 등을 대거 선보인다.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선보이는 이우환 ‘Dialogue’. /서울옥션
서울옥션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이우환과 구사마 야요이가 만나는 전시를 마련했다. 2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Connect Seoul’을 열고, 두 거장의 작품 60여 점을 한자리에서 공개한다.
◇세계적 거장들의 개인전 봇물
한국에 자리 잡은 해외 대형 갤러리들도 일제히 개인전을 연다. 2021년 한국에 진출한 타데우스 로팍은 도널드 저드와 요셉 보이스의 개인전(4일~10월 20일)을 동시에 선보인다. 글래드스톤은 미국을 대표하는 96세 거장 앨릭스 캐츠의 개인전(5일~10월 21일)을 연다. 검정 캔버스 위에 백합, 수선화, 카네이션 등을 담아낸 ‘꽃’ 시리즈를 볼 수 있다. 한남동 페이스갤러리는 간판작가인 요시토모 나라, 로버트 나바의 개인전(5일~10월 21일)을 진행하고, 리만 머핀은 화가이자 저자, 큐레이터로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는 데이비드 살레의 개인전(5일~10월 28일)을, 페로탕 갤러리는 타바레스 스트라찬 개인전(2일~10월 7일)을 연다.
글래드스톤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알렉스 카츠, 'Orange Lily', 2022. /글래드스톤 갤러리
리만머핀에서 개인전을 여는 데이비드 살레 ‘Tree of Life, Prayer Works’. /리만머핀
한국 대표 갤러리들도 핵심 전시를 마련했다. 국제갤러리는 인도 출신 영국 거장 아니쉬 카푸어(10월 22일까지), 갤러리현대는 개념미술가 사라 모리스(7일~10월 8일)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화랑들도 서울에 팝업 갤러리를 열었다. 영국 런던의 리슨 갤러리는 2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삼청동의 한옥 갤러리 ‘이음 더 플레이스’에서 팝업 전시를 열고 아이 웨이웨이, 사라 커닝햄 등의 작품 34점을 내놨다. 루이즈 헤이워드 리슨 갤러리 파트너는 “아트페어에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모이지만 작품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며 “팝업 전시를 통해 서울을 방문한 전 세계 관람객들과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촌 한옥에서 펼쳐지는 리슨갤러리 팝업 전시 전경. /리슨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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