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30 22:21:26
이 서화첩은 16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대표하던 인물들의 글과 글씨, 그림을 함께 꾸며낸 작품이다. 율곡 이이와 김시습, 최사립 등 16세기를 대표하던 8인의 인물이 지은 시를 250여년 후 자하 신위, 송상래, 유한지 등 또한 8인의 문인들이 직접 적어놓고 각 시제에 걸맞는 그림을 단원 김홍도가 그려 총 8면의 화면을 완성한 것이다. 근래 보기 드문 귀한 작품으로, 위 출품작이 지닌 의의라 한다면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겠는데, 첫째, 중국의 시가 아닌 조선 문인들의 시, 즉 선학들의 시를 후학들이 받들어 적었다는 점. 둘째, 각 시제에 따른 그림을 모두 단원 김홍도가 그림에 있어 하나의 첩으로써 연결고리를 지닌다는 점. 셋째, 당시 이들 모임의 존재여부를 직간접적으로나마 유추할 수 있는 증거라는 점이다.
비록 단원의 그림이 시제를 따름에 있어 자유로운 구성과 분방한 필치보다는 형식적이고 화면의 사건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오히려 글과 그림의 짝을 두고 시비의 여지가 없고 서화첩으로써 일체감을 발할 수 있어 다행이라 하겠다. 첩의 각 면은 우측에 그림을 두고 좌측에 글을 적어놓은 형태로 전개되며, 말미에 이 시를 지었던 선학의 이름과 글로 옮긴 후학 본인의 이름을 적어두고 있다.
단원의 작품에 문인들이 글을 적어놓은 예는 종종 확인된 바 있다. 허나 이처럼 다양한 문인들의 글과 김홍도의 작품이 함께 등장한 예는 많지 않고 완질의 완연한 화첩형태로 소개된 적도 매우 드물다. 곳곳에 이름을 적은 인물들의 면모조차 후대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분들이라는 점 또한 작품의 희소성을 높게 해준다. 작품의 제작 시기는 쉽게 추정은 어려우나 단원 김홍도의 필치와 시를 적어낸 인물들의 활동시기들로 미루어 18세기 말엽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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