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1 21:05:58
EXHIBITED
Cagnes-sur-Mer, 9th Cagnes International Painting Festival: 1977.
작품설명
박서보는 1950년대부터 화단 활동을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린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로 작업을 발전시켜 왔다. 1960년대 〈원형질〉 시리즈는 전쟁으로 인한 심상의 문제를 앵포르멜의 형태로 표현했고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를 잇는 〈유전질〉 시리즈에서는 전통적 요소를 결합하는 시도로 전개됐다. 작가는 한국 미술계가 서구로부터 수용한 서양 미술 양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고, ‘무엇을 그려야 하는가’라는 사유를 통해 본인만의 독창적인 추상 회화의 양식으로 발전시켰다. 그 결과 회화에서 동양적 자기 수양의 개념을 바탕으로 ‘묘법’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는 어린아이의 낙서와 같은 글씨 연습을 지켜보며 묘법의 출발점을 찾아냈고 반복적인 선 긋기 행위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을 비우며 수행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 세계를 구축해 회화 내부에 의미를 더하는 형상을 만들기 보다, 지우거나 비워가는 양식을 추구했다.묘법은 프랑스어로 ‘글을 쓰다 혹은 새긴다’라는 뜻의 ‘ Écriture ’에서 어원을 가지며 ‘그리는 방법’을의미한다. 출품작은 초기 연필 묘법 시기의 형식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캔버스에 흰 안료를 바른후 그 위에 연필로 드로잉 한 것에서 출발한다. 캔버스에 가해진 연필의 필획은 자유로운 선묘를 그려내고 마르지 않은 안료들은 밀려나면서 축적된다. 이로 인해 화면은 작가의 신체 호흡과 리듬감을 반영한 유연한 선들로 나타난다. 마르지 않은 화면에 가해지는 작가의 행위로 인해 작품은 단순한 그리기를 넘어 물리적 흔적이 축적되는 행위의 장으로 변화된다. 이처럼 1970년대 박서보의 연필 〈묘법〉의 중심 요소는 작가가 수행하는 반복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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