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0 09:15:15
https://www.chosun.com/culture-life/art-gallery/2021/03/17/OVP2IC75MBANBJHMNB5BN57KME/
구스타프 클림트 1905년작 '나무 아래 핀 장미'(110x110cm). /오르세미술관
가장 값비싼 것은 신념이다.
프랑스 문화부는 15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그림 ‘나무 아래 핀 장미’를 원래 주인의 후손에게 돌려준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프랑스가 정부 차원에서 소유한 유일한 클림트의 작품이다. 게다가 굳이 값을 따지자면 2017년 클림트의 유사한 풍경화(‘화원’)가 경매에서 약 674억원에 낙찰된 바 있어 최소 수백억원을 호가할 걸작이다.
로즐린 바슐로 장관은 “이번 반환 결정은 정의에 대한 우리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전운(戰雲)이 유럽 대륙을 지배하던 1938년 오스트리아 유대인 여성 노라 스티아스니가 독일 나치(Nazi)에 사실상 강제 헐값 매각한 것으로, 프랑스 측이 1980년 경매에서 사들여 얼마 전까지 파리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됐다. 그러다 최근에야 자체 조사 과정에서 해당 그림이 나치에 강탈됐음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전쟁 당시 프랑스에서 유대인이 빼앗긴 미술품은 10만여 점으로 추산된다.
세속의 문법을 벗어난 분리파(分離派) 운동의 선구자답게, 클림트가 그려낸 푸른 초목은 아름다움의 의지를 위한 추상처럼 보인다. 응당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그림이 꽃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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