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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한국 고미술

수운 유덕장(1675~1756)-묵죽도(墨竹圖)-54.6☓77.5cm

by 주해 2022. 11. 19.

2019-06-25 04:23:08

 

 

溪興秋風    산골짜기에 가을바람이 분다.

화폭 중앙에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의 자태를 담아낸 수운 유덕장의 작품이다. 여러 종의 죽을 농묵을 달리해 배치했으며, 하단에 어린 치죽稚竹을 그려 넣어 화면을 안정감 있게 구성했다. 곧게 뻗은 죽엽은 중첩시켜 표현했는데, 그의 초기 묵죽도에서 보이는 잎이 세장하고 산만한 표현에서 벗어나 좀 더 풍성하면서도 정돈된 모습을 보인다. 적잖은 바람에 줄기는 곡선으로 탄력 있게 휘어져있는 모양새고 죽엽 또한 한쪽으로 휘날리는 모습에서 공간의 대기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조선 중기 탄은 이정의 묵죽화 양식이 간취되면서도, 곧게 뻗은 죽간, 사실적인 대나무묘사에서 수운의 특징적인 화풍이 잘 드러난다. 또한 수운의 여타 다른 풍죽에 비해 자연스러운 대기감과 먹의 농담차가 확연히 눈에 띄는 것으로 볼 때 그의 화풍이 무르익었을 70대 이후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이는 수운거사岫雲居士의 인장이 찍힌 것을 근간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