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5 12:37:39
1970년대부터 선보인 안창홍의 작업은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모노톤의 장엄한 분위기를 뿜어내다가도 밝고 화사해지는가 하면,자극적인 색채로 화면을 가득 채우기도 했다. 안창홍은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내 그림은 상당히 국내의 정치사와 맞물려있다.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것들이 결국 권력자들이 가지고 있는 비뚤어진 생각들이다. 그런 것들에 대한 저항에 대한 것, 현실비판적인 것들을 담고 있다.
나는 먼 곳에서 정치사를 큰 덩어리로 바라보게 됐다.”라며 주제와 작업 양식의 다양성이 곧 예술관에 대한 전략의 변화임을 밝혔다. 시대상에 따른 전략적 변화는 방법적 모색을 마친 197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지며, ‘가족사진’, ‘위험한 놀이’, ‘새’, ‘얼굴’, ‘인간’, ‘부서진 얼굴’, ‘사이보그의 눈물’, ‘카우치 누드’ 연작 등으로 명명되고 있다.병든 사회의 근원적인 불안에 대한 안창홍의 개인주의적인화법은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편이다.
대부분의 인물이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직접적인 시선처리는 작가의 시대 고발을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인물이 아닌 경우 소재의 내재성을 파고들어 현실을 비추거나재조합을 통해 의미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방향을 취한다. 꽃,나비, 똥, 파리 등이 작가에게 선택되어 인물과 함께 혹은 단독으로 표현된다.1999년에 제작된 작품은 대형 캔버스를 분홍색으로 채워 놓고 화면 가득 파리를 묘사했다. 먹이를 향해 몰려든 것 같은파리들은 떼를 이루어 ‘씹’이라는 한글 글자를 보여준다. 국어사전에 여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 또는 성교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로 정의된 ‘씹’은 파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오버랩 되어 강렬함과 동시에 많은 질문을 던진다.“우리 세상이 파리와 같습니다. 목적을 위해 파리처럼 자유자재로 비행을 하는 곤충은 없습니다. 상하좌우 없이 자유로운비행이 가능하죠. 그리고 굉장히 집요합니다.
파리를 보면서우리 삶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뒤틀린 권력을 그리고 싶었지요. 다시 말하지만 똥이 권력이라면 그것을 향해 몰려드는 파리의 모습이 우리의 세상이더군요. 권력과 파리의 함수관계를 생각하다 글자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수만 마리 파리의 이미지를 권력으로 바꾼 거지요. 그러다 보니 이 파리의 이미지가 유용하게 사용되더군요.”- 안창홍(2001.1),
「安昌鴻 - 세상을 향해 내뱉는 화가의 당당한 힘」, 『월간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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