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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유영국 작품관

유영국(劉永國 : 1916~2002) : 산사 : Temple on the Mountain : oil on canvas : 135.0☓161.5cm (100) : 1974

by 주해 2022. 12. 11.

2021-08-13 16:39:29

 

LITERATURE

오광수,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가 유영국, 삶과 창조의 지평』(마로니에북스, 2012), p.199.『유영국 저널 제8집』(유영국미술문화재단, 2012), p.53.『Yoo Youngkuk 유영국』(마로니에북스, 2012), p.141.『YOO YOUNGKUK QUINTESSENCE』(Mondadori Electa, 2020), pp.182-183, pl.120.

 

EXHIBITED

서울갤러리(서울), 《서울갤러리 개관전》: 1978.8.12-21.갤러리현대(서울),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10주기》: 2012.5.18-6.17.

 

작품설명

유영국은 1935년 자유로운 학풍이 기조였던 도쿄 문화학원文化學院에 입학해 전위적인 추상 미술을 접했다. 무라이마사나리村井正誠, 하세가와 사부로長谷川三朗등 당대 일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추상미술의 리더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작업세계를 만들어 나아갔다. 1943년 귀국 후, 해방과 한국전쟁을 몸소 거치며 그가 처음 접한 직업은 고향인 경북 울진에서 어부, 양조장 주인으로서의 삶이었다.그러나 1955년 이후 서울에서 본격적인 미술활동을 재개하며 1957년 모던아트협회, 1958년 현대작가초대전,1962년 신상회 등 한국 미술계에 전위적인 미술단체를이끌며 구상 회화 중심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적 역할을 도맡았다.유영국의 작품세계를 시대적으로 살펴보면, 1950년대까지는 한국의 산, 언덕, 계곡, 노을 등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연의 요소를 점차적 추상적으로 표현해 가는 과정을 선보였다. 대상의 형태를 단순화하며 색채감이 돋보이도록 선으로 구획을 나눠 분할된 화면을 만들었다. 더불어 표면의두터운 물성과 재질감이 시각적으로도 느껴지는 회화를완성했다. 1960년대에 들어서며 유영국은 1960년 현대미술가연합 대표를 맡기도 했지만 1964년에는 여러 그룹 활동의 마침표를 찍은 뒤, 15점의 신작 작품을 만들어 신문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작가 유영국’으로서 입지를 더욱 다지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작업은 점차 비정형의 거친 표현에서 내면 속 자연의 심상이 반영된 기하학적 형태로 변모했고 ‘점, 선, 면’의 구조적형태가 ‘노랑, 빨강, 파랑, 초록, 보라’ 등 강렬한 원색의 표현은 시각적인 자극을 만들며 자연의 에너지가 나타나도록 했다. 즉, 표현주의적인 성향이 점차 사라지고 화면 전체가 수평과 수직, 대각선에 의한 면 분할 형태와 엄격한 기하학적 구성주의로 전개됐다. 점차 거친 마티에르의 표현대신 나이프로 곱게 밀어 여러 겹의 색면들로 화면을 채우고순도 높은 원색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유영국의 주된 주제인 ‘산’ 역시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됐는데, 삼각형과 원형의 기하학적 형상과 강렬한 색상이 더욱 자리를 잡았고 자연을 단순화된 형태의 구조로 표현했다. 다만 그가 그리는산은 실존하는 산이라기보다 작가 내면에 투영된 관념적인산의 형태를 삼각형의 구조로 표현한 것이었다.출품작은 1974년 제작된 작품으로 그 제목처럼 산속의 사원을 형상화해 그린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유영국미술문화재단에서 발행한 『유영국 저널 제8집』에 1978년 8월서울대 문리대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서울 갤러리의 개관기념 전시 카탈로그 자료물에도 실려 있다. 작품이 제작될당시 국내 미술계에는 문화유산이나 한국 전통에 대한 의미가 강조되던 시기로 ‘기와, 해, 언덕, 달’ 등의 소재가 유영국 작품에서도 종종 등장하기 시작했다. 출품작은 마치깊은 밤 또는 새벽녘인 듯 화면 전반에 서정성이 가미된 어두운 색조로 표현됐으며 자연적 모티프가 여전히 두드러지고 부채꼴, 선형적인 삼각형과 곡선의 사용이 돋보인다.특히 깊은 산중 산사의 형태는 기와지붕의 형태처럼 부드러운 곡선과 직선의 조합으로 표현됐다. 화면에는 검정, 빨강, 파랑, 녹색이 주로 사용됐는데 작품 하단은 검은색을바탕 위에 강렬한 붉은색 선을 그어 자연스레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방법은 상단의 산사가 깊은 산중에 놓인 것같은 시각적 효과를 만들며 화면의 공간감을 표현했다. 좌우에는 녹색을 활용해 각기 대비되도록 밝고 어두움의 변화를 만들어 화면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자연의 풍경을 대하는 작가의 감정을 독자적인 추상 구성과 색감에 이입시켜 표현해, 산중의 산사가 화면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