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9 20:42:48
LITERATURE
『이중섭작품집』(현대화랑, 1972), pl.30.
『시공아트015 이중섭』((주)시공사, 2000), p.157, pl.115.
『이중섭 드로잉: 그리움의 편린들』(삼성미술관 Leeum, 2005), p.164.
『종이에 실린 현대작가의 예술혼』(갤러리현대, 2014), pl.4.
최열, 『이중섭 평전』(돌베개, 2014), p.867, pl.30.
『이중섭, 백년의 신화』(국립현대미술관, 2016), p.59, pl.32.
EXHIBITED
갤러리현대(서울), 《종이에 실린 현대작가의 예술혼》: 2014.2.5-3.9.국립현대미술관(서울), 《이중섭, 백년의 신화》: 2016.6.3-10.3.
작품설명
이중섭은 작품의 지지체로 종이, 나무 패널과 은지를 이용했고 연필이나 잉크, 크레파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채색을 하거나 소묘 형태로 작품을 제작했다. 때로는 물감에 페인트를 섞어 쓰거나 화면에 나이프나 골필 또는 못을 활용해 자신의 예술세계 속 형상을 완성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재료 탐구는 이중섭 작품 세계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번 출품작에서도 매체 특성을 꼽을 수 있다. 가로 형태의 종이 화폭 안에 어두운 색조의 유화 물감을 전체적으로 채색한 후 나이프 끝이나 연필 등으로 대상을 드로잉 했다. 물감이 마르기 전 빠르게 그린 날렵한 선들은 서로 중첩되거나 예리한 윤곽선으로 표현돼 화면의 인물과 상황을 묘사했다. 이와 같은 선의 표현 효과는 인물들의 역동적인 동세와 어우러져 서로 뒤엉켜 뒹굴고 있는 모습에 관람자가 생동감을 느끼며 감정적인 몰입을 하게 한다. 빠른 필치는 이중섭의 여타 작품을 통해서 그 실력을 가늠할 수 있으며 그가 그린 연필 소묘 작품이나 은지화 등에서 철저하게 연구하며 노력해 얻은 선묘의 기술을 엿볼 수 있다.출품작의 화면은 가장자리를 밝은 톤으로, 인물들이 그려진 중심부는 어두운색으로 바탕을 칠해 선으로 묘사된 인물들의 표현이 도드라진다. 중앙부에는 두 명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서로 볼을 맞대고 있는 것처럼 포개 그린 얼굴은 이중섭과 그의 아들로 보인다. 마치 바닥에 누워있는 것 같은 아버지의 신체 형상은 양팔을 화면 아래로 길게 쭉 뻗어 아이의 얼굴과 목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아버지의 드넓은 품에 안긴 아이도 역시 우측 팔을 길게 뻗어 아버지의 목을 감싸 안았으며 허리와 엉덩이를 추켜들어 한 발은 땅을 딛고 다른 한 발은 화면 우측 바깥으로 향해 역동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누워 있는 아버지 위로 올라타 앉아 있는 아이의 얼굴은 화면 상단에 그려 넣었다. 아이는 아버지를 내려 바라보며 한 팔은 위로, 다른 팔은 아버지의 얼굴을 향하고 있다. 거칠고 빠른 선묘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역동적인 동세 표현과 함께 인물들의 이목구비 묘사를 빼놓지 않았다. 이중섭 자신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은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을 그려 넣었으며 아버지와 어울려 장난을 치는 듯한 두 아이의 모습 또한 익살스럽게 표현됐다.
이중섭과 그의 가족은 1950년 12월 부산으로 피난을 와 곧이어 이듬해 1월 초순 제주 서귀포로 이주했다. 제주의 삶은 1년 남짓 길지 않은 시절이었지만 해초나 게를 잡아 연명하는 등 생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연을 벗 삼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행복함을 느꼈다. 1951년 겨울까지 힘겨웠던 서귀포 생활을 마치고 다시 부산으로 이주해 1952년 6월 부인과 아이들이 일본으로 옮겨 가기까지 이중섭은 가족들과 함께 생활했다. 가족과의 이별 이후 1953년 7월 말경, 6일 남짓 일본에서 재회한 시간 외에 이중섭은 늘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작품 속에 행복했던 가족의 도상을 그려 넣었다. 출품작 역시 제주 피난시절 물고기잡이를 하던 모습을 떠올리듯 아이의 발가락 사이로 낚싯줄을 꿰어 인물들의 얼굴만큼이나 큰 물고기를 잡은 모습이다. 물고기를 두 아이가 뺏으려는 상황으로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버지와 놀이하듯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낸 시기에 나타나는 이중섭의 도상들은 ‘가족애, 그리움, 희망’ 등 작가가 경험하고 느꼈던 감정이 내재됐으며 단순한 인물들의 상황 표현과 해학적 도상으로만 여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주제의 장면은 한국전쟁과 피난, 그리고 타지에서의 삶에서 가족을 이끌어야 하는 힘든 시기를 거치며, 그의 삶의 고뇌가 반영된 회화이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표현함에 있어 행복했던 시기를 회상하며, 나아가 다시 만날 앞날을 기약하는 이상이 투영된 작품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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