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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천경자 작품관

천경자(1924~2015)-무제-89.7☓74.5cm - 1978년-color on paper

by 주해 2022. 11. 18.

2019-06-14 23:36:26

 

 

LITERATURE

Chun KyungJa, CHUN KYUNGJA: 2007, pl.111.

 

 

작품설명

천경자의 그림에는 꽃이 많이 등장한다. 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작가의 애착과 간절한 바람,희망을 담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꽃은 삶에 대한 기쁨이며 위로이다. 그녀에게 초현실적인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꽃에서이며, 생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꽃에서이다. 꽃을 주 소재로 한 것은 1970년대 후반에 두드러진다.

1978년에 제작된 출품작(Lot.42)에서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가지 위에 한 쌍의 새를 배치하고 그 주변을 네 마리의 나비가 자유롭게 노니는 구성을 보여준다. 배경은 상·하로 나누어 상단은 석양을 머금은 구름을 그려 넣고 하단은 단색으로처리하여 어둠이 내려앉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면의 중앙에서부터 바깥으로 멀어질수록꽃의 형체를 감추는 방식은 꽃과 새, 나비의 화려한 색채를 돋보이게 해 환상성을 가미하면서도아직 싱그러움이 남아 있는 꽃들을 아스라이 사라지게 함으로써 화려함 이면의 고독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내가 아기 기르고 학교 선생노릇하며 여자로서 가장 알차게 살았다고 여겨지는 지난 30대의 그리운 사연들이라든지, 감로수甘露水처럼 갈증을 풀어주었다고 생각되는 작은 영광같은 것이 지금에 와서는 흘러간 영상을 보듯 남의 일 같기만 하고 희미하기만 하다.

그것은 50이 넘은 나이에서 느끼는 허무한 과거겠지만 그래도 나는 모래탑 속에 들어앉아서앞으로의 인생을 향해 나머지 모래탑을 마저 쌓아올리기에 열중한다.”- 천경자(1979), 『自由로운 女子』, Jiphyeonj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