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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전시 . 탐방 . 아트페어

현대미술 발전·대중화 지원… 역사의 성장·쇠퇴 과정 비춘다

by 주해 2024. 10. 23.

현대미술 발전·대중화 지원… 역사의 성장·쇠퇴 과정 비춘다

 

현대미술 발전·대중화 지원… 역사의 성장·쇠퇴 과정 비춘다

현대미술 발전·대중화 지원 역사의 성장·쇠퇴 과정 비춘다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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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래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소와 미디어아트를 전공했으며 서울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제공/Hyundai Commission artist Mire Lee at Tate modern, Photo ⓒTate (Ben Fisher Photography)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장기 파트너십 일환으로 열리는 ‘현대 커미션: 이미래: 오픈 운드(Open Wound)’전(展)을 내년 3월 16일까지 만날 수 있다.

현대 커미션(Hyundai Commission)은 현대자동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체결한 장기 파트너십에 따라 진행되는 전시 프로젝트다. 영국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대규모 전시장인 터바인 홀(Turbine Hall)에서 매년 열린다.

 

◇이미래 작가, 영국에서 첫 대규모 전시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Abraham Cruzvillegas), 2016년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2017년 슈퍼플렉스(SUPERFLEX), 2018년 타니아 브루게라(Tania Bruguera), 2019년 카라 워커(Kara Walker), 2021년 아니카 이(Anicka Yi), 2022년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 2023년 엘 아나추이(El Anatsui)에 이어 올해는 이미래(Mire Lee)가 아홉 번째 현대 커미션 작가로 참여한다.

이미래 작가는 서울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이 작가는 철재·시멘트·실리콘과 같은 산업 재료를 붓거나, 떨어트리거나, 부풀리는 등의 과정에서 재료와 형태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관람자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조각의 힘으로 예술적 경계를 확장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번엔 작가가 영국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대규모 전시라 더 큰 관심을 받는다. 과거 화력발전소였던 건물을 개조해 탄생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깃든 영국 산업의 역사에 주목해 전례 없는 규모의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에서 터바인 홀은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공존하는 생산 현장으로 재구성됐다.

 

◇역사의 성장과 쇠퇴 과정 탐구

전시장 내부에는 ‘피부(Skin)’라고 표현된 직물 조각 작품들이 49개의 금속 체인에 걸려 천장으로부터 늘어뜨려져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재가동된 옛 크레인에 7m 길이의 터빈이 매달려 있다. 이 작가는 홀 중앙을 연결하는 다리 겉면의 일부를 제거해 내부 구조를 드러냈다. 이는 과거 화력발전소 심장부에 위치했던 터빈 장치와 더불어 공간이 가진 과거의 기억을 일깨운다.

짙은 분홍빛 액체를 뿜어내는 실리콘 튜브가 회전 중인 터빈을 둘러싸고 있다. 관람객들은 튜브 아래 설치된 트레이로 액체가 모이고, 건축용 그물망과 같은 섬유 조각들이 액체를 흡수해 새로운 피부 조각으로 탄생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이렇게 만들어진 조각을 현장 기술자가 건조대로 옮기는데 이는 흡사 장인이 작업하는 것 같기도 하고, 공장의 생산 라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피부 조각들이 걸려있는 풍경은 과거 석탄 광부들이 도르래에 옷을 걸어 작업복을 말리던, 일과 휴식 사이의 경계 공간인 탈의실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천천히 회전하는 터빈에서 인간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전시 기간 중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피부’ 조각들로 건물이 점차 허물을 벗는 듯한 상황을 연출한다. 이를 통해 인류의 연약함을 드러냄과 함께 인간의 손길 및 보살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역사의 성장과 쇠퇴 과정을 탐구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장기 파트너십 일환으로 열리는 ‘현대 커미션: 이미래: 오픈 운드(Open Wound)’전(展)이 내년 3월 16일까지 영국에서 진행된다. 과거 화력발전소였던 건물을 개조해 탄생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 내부에는 ‘피부’라고 표현된 직물 조각 작품들이 49개의 금속 체인에 걸려 늘어뜨려져 있다./현대자동차 제공/Hyundai Commission: Mire Lee: Open Wound, Installation View, PhotoⓒTate(Ben Fisher Photography)

◇관람객들의 강렬한 감정적 경험 기대

이 작가의 독창적인 시각 언어가 반영된 이번 전시는 △인간과 기계 △부드러움과 단단함 △내부와 외부 △개인과 집단 사이의 조화·갈등을 경험하는 이들에게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유도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함께 맞서며 경험하게 되는 정서적·신체적 영향을 고찰하고 인간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살펴본다. 전시 진행은 테이트 모던 국제 미술 큐레이터 알빈 리(Alvin Li)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비랄 아쿠시(Bilal Akkouche)가 맡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현대 커미션 전시는 대비되는 요소들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 속에 병치함으로써 규정할 수 없는 관계의 복잡성을 드러내고, 불확실성 시대 속에서 상호 연결된 미래를 향해 가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도록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인간·시대·문화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예술을 후원함으로써 예술 생태계 전반의 발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 커미션 외에도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Hyundai Tate Research Centre: Transnational)’을 후원함으로써 테이트 미술관을 비롯해 테이트 미술관과 협력 중인 전 세계 미술관 및 연구기관에서 진행하는 심포지엄·세미나·워크숍 등을 지원한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MMCA),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과 협업해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펼침으로써 현대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